[OSEN=임재형 인턴기자] 지난 7일 열린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플레이-인 토너먼트 스테이지 최종전은 퐁 부 버팔로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간 퐁 부 버팔로와 베가 스쿼드론은 40여분 간의 혈전에서 각각 창과 방패를 들고 맞섰다.
마지막 5세트에서 양 팀의 컨셉은 확실했다. 퐁 부 버팔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1, 2세트의 창을 다시금 꺼내들었다. 퐁 부 버팔로는 4세트까지 ‘카서스-헤카림-타릭’을 빠르게 금지했는데, 5세트에선 ‘보스’가 까다로운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제로스’도 잘 다룰 수 있는 이렐리아를 밴 카드에 포함했다. 대신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에서 3전 전승을 올렸던 ‘보스’의 헤카림을 풀어준 뒤 1픽으로 ‘제로스’의 시그니처 픽인 제이스를 선택했다.
이에 맞선 베가 스쿼드론 또한 적을 압살했던 3, 4세트의 단단한 조합을 5세트에서 다시 뽑았다. 1, 2세트 봇 라인 격차로 완벽하게 패배한 베가 스쿼드론은 3, 4세트 봇 라인을 ‘애쉬-탐켄치’로 구성하며 안정감을 올렸다. 베가 스쿼드론은 탐켄치의 세이브 능력과 더불어 한타때 애쉬의 ‘수정 화살’ 활용으로 이니시를 여는 전략을 짰다. 베가 스쿼드론은 ‘아나나식’의 과도한 라인 개입으로 라이너들의 성장을 도왔고, 이어 ‘멜리오다스’의 부진도 겹치며 손쉽게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무난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5세트의 밴픽 단계에서 베가 스쿼드론은 초가스를 깜짝 선택하며 많은 팬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초가스는 ‘포식’을 활용한 성장 및 오브젝트 싸움에 강점이 있는 챔피언이다. 그러나 라인전에서 제이스를 편하게 상대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베가 스쿼드론의 노림수는 경기 시작 2분만에 드러났다. 제이스는 챔피언 특성상 한 번의 죽음으로 라인전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로스’는 ‘아나나식’의 빠른 갱킹을 간파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초가스를 지독하게 압박했다. 이후 초가스는 CS격차와 더불어 다이브까지 당하면서 존재감이 완전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뚜벅뚜벅 걸어가던 초가스가 적에게 얻어 맞으면서 무기력하게 죽자 이현우 해설은 공식 중계에서 “차라리 오른을 선택했으면 괜찮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른 또한 초가스 처럼 탑 라인에서 버티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초가스와 오른의 결정적인 차이는 ‘이니시’다. 오른은 ‘대장장이 신의 부름’을 활용한 이니시로 적을 효과적으로 묶을 수 있다. 적어도 오른은 퐁 부 버팔로의 포킹 조합을 상대로 반격을 시도했을 공산이 크다.
오른 말고도 베가 스쿼드론에겐 퐁 부 버팔로의 포킹 조합을 뚫을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다. 4세트까지 퐁 부 버팔로가 금지했던 헤카림은 5세트에서 베가 스쿼드론의 구세주가 될 수 있었다. 헤카림은 솔로 랭크 기준 제이스를 상대로 51.93% 승률을 기록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성장한 헤카림은 궁극기 ‘그림자의 맹습’으로 퐁 부 버팔로의 ‘제이스-조이-이즈리얼’ 포킹 분대를 제압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보스’는 플레이-인 토너먼트 스테이지 플래시 울브즈전에서 헤카림으로 2패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3승(KDA 6)을 올리며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아쉽게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베가 스쿼드론은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실패를 딛고 일어설 베가 스쿼드론의 다음 국제대회 활약을 기대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