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민재(23)가 ‘스페셜리스트’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강명구(현 삼성 코치)를 연상케하는 ‘특급 대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민재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9-10으로 뒤진 9회는 무사 1루에서 이형종의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됐다.조상우의 원바운드 공에 재빨리 2루로 내달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됐다.
이어 김민성의 보내기 번트 타구가 1루수 앞쪽으로 강하게 굴러갔으나, 신민재의 빠른 스피드에 1루수 박병호는 3루 송구를 포기하고 1루로 던졌다. 1사 3루에서 김용의의 2루수 땅볼 때 지체없이 홈으로 뛰어들었고, 2루수 김혜성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귀중한 동점 득점을 올렸다. 송구가 포수에게 향했어도 세이프 타이밍으로 보였다.

LG는 평균자책점 0의 조상우 상대로 9회초 3점을 뽑아 12-10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신민재의 빠른 발에서부터 대역전극은 시작됐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9회 대주자 신민재가 역할을 잘 해 줬다”고 칭찬했다.
지난 4월 16일 창원 NC전에서도 대주자로 출장해, 보내기 번트 실패로 2루에서 횡사할 뻔 했으나 빠른 스피드로 3루에서 세이프됐다. 결승 득점을 올려, 류 감독은 수훈 선수로 칭찬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장했는데 타석에 들어선 경기는 7경기 뿐이다. 대부분 대주자로 출장. 득점이 8개로 타자로 나선 경기 수 보다 더 많다. 도루는 6차례 시도해 4개를 성공했다. 66.7% 성공률. 타격에서도 표본이 적지만 곧잘 치고 있다. 12타수 6안타로 타율 5할이다. 타율 5할을 두고 류 감독은 “가끔 타석에 나가는데 잘 치고 있더라”고 껄껄 웃기도 했다.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역대로는 강명구가 최고로 꼽힌다. 강명구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군에서 10시즌(군 복무 제외)을 뛰었다. 10년간 297타수 57안타에 불과하지만 득점은 안타 수의 3배에 가까운 153개를 기록했다. 통산 581경기에 출장했는데 대주자로 가장 많이 출장했기 때문이다. 빠른 발을 지녀 135차례 도루를 시도해 111개를 성공, 82.2%의 도루 성공률을 남겼다.
신민재는 "지금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 대주자이기에 대주자로 나가면 잘 해야 한다. 앞으로 수비, 타격, 주루를 더 연습해야 한다. 한참 더 해야 한다. 형들이 경기에 뛰는 것을 보면서 배운다"고 말했다. 그리곤 "더 열심히 하겠다.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하기에 나올 때마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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