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이 수방사 헌병대에 지원한 이유를 공개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배심원들'의 주연 배우 박형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배심원들'(각본감독 홍승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형식은 극 중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 8번 배심원 권남우로 분했다. 끈질긴 질문과 문제 제기로 재판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재판장과 동료 배심원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의심의 여지가 사라질 때까지 되묻기를 반복하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한다.
지난 2010년 아이돌 그룹 ZE:A(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은 예능을 거쳐 가수 활동을 끝내고, 연기자로 변신했다.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의 눈에 띄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다.
그동안 '시리우스', '나인', '가족끼리 왜 이래', '상속자들', '상류사회',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다채로운 매력을 인정받았고, 이번에 '배심원들'을 통해 첫 상업영화에 도전했다. 지난해 한지민과 단편 '두개의 빛: 릴루미노'를 선보이긴 했지만, 스크린에 정식 개봉되는 상업 장편 영화는 '배심원들'이 처음이다.
드라마, 영화 등 활발하게 활동하던 박형식은 1991년생으로, 올해 '배심원들'을 마지막으로 6월 10일 입대할 예정이다. 소속사 UAA 측은 "올해 초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헌병대에 지원해 지난 4월 26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알렸다.
박형식은 "원래 입대 소식을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알려져서 요즘 '대놓고 갑니다' 하고 있다.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다녀오고 싶었다. 군대를 가면 정말 정해진 휴식기 같다고 느껴지더라. 앞으로 '2년은 못 나온다' 이렇게 갇혀버린 느낌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런데 '군대를 갔다' 그러면 보내버리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형식은 아이돌로 함께 활동한 임시완이 최근 제대한 것에 대해 "형은 이미 주연작도 많이 했고, 동생의 입장에서 크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형이 듬직해보였다. 그런데 난 '배심원들'이 첫 영화이고, 개봉하자마자 입대해야 하니까 뭔가 더 달리고 싶은데 막히는 느낌을 있었다.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방사에 지원한 이유를 묻자 박형식은 "예능 '진짜사나이'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게 장점이라면 다양한 부대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본인이 다녀온 부대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웃음) 모든 부대가 힘들다면, 내가 재밌었던 곳,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가고 싶더라. 그럼 선택은 지원밖에 없었다. 예전에 수방사에서 '스나이퍼 박'으로 사격을 잘했다. 당시 관계자 분들이 '형식 씨 군대 가시면 여기로 오셔야겠다'고 하더라. 그 칭찬이 사람을 들뜨게 했다. 이미 몇년 전 기억이지만, 날 환영해주고 칭찬해 준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영업 당했다"며 웃었다.
"임시완이 조언을 해준 게 있느냐?"는 질문에 박형식은 "남자끼리 위로나 이런 것은 없었고, 시간은 금방 간다고 하더라. 또 막상 입대하면 안 그렇겠지만, 형도 사회에 나와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박형식은 "내가 입대한 이후에도, 우리 '배심원들'이 잘 돼서 길게 상영하고, 계속 두고두고 봐야하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어쨌든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고 사람들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다녀왔을 때도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 U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