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억원 쓰고 꼴찌' 연봉 1위팀 롯데, 역대급 불명예 쓰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5.09 05: 41

성적은 연봉 순이 아닌가. 
2019시즌 KBO리그 연봉 1위팀 롯데가 10위로 추락했다. 지난 8일 수원 KT전에서 4-5 한 점차로 패하며 7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결국 10위까지 내려 앉았다. 5월 이후, 3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2009년 6월7일(22승33패) 이후 3622일만의 꼴찌 추락이다. 10개 구단 체제에선 5월 이후 10위가 처음이다. 
롯데의 꼴찌 추락은 올해 팀 연봉 1위란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외국인, 신인 선수를 제외한 롯데의 팀 연봉은 101억 8300만원으로 10개팀 최고액이었다. 연봉 총액 100억원을 넘긴 팀도 롯데가 유일. 평균 연봉도 1억 9583만원으로 2억원에 가장 가까운 팀이기도 했다.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dreamer@osen.co.kr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25억원)를 비롯해 손아섭(15억원) 민병헌(12억5000만원) 손승락(7억원) 전준우 윤길현(이상 5억원) 송승준(4억원) 채태인(2억원) 문규현(1억8000만원) 신본기(1억6000만원) 오현택(1억5000만원) 홍성민(1억3000만원) 박세웅(1억1000만원) 김원중(1억원) 등 억대 연봉 선수가 14명에 달한다. 
9회초 롯데 손아섭-전준우를 비롯한 더그아웃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dreamer@osen.co.kr
그러나 고액 연봉 선수들이 몸값을 못하면서 롯데의 추락도 걷잡을 수 없다. 이대호 손아섭이 분투하고 있지만 한창 좋을 때 성적은 아니다. 손승락 윤길현 송승준 오현택은 부진으로 1~2군을 오르내렸다. 민병헌 채태인 박세웅은 부상과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는 전준우도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20년간 연봉 1위팀이 꼴찌로 추락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년간 연봉 1위팀의 성적을 보면 11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그 중 7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스트시즌 진출로 범위를 넓히면 16차례. 연봉 1위가 우승을 보장하진 않았지만 가을야구는 어렵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연봉 1위팀은 1999년 현대, 2010년 LG, 2016~2017년 한화뿐. 현대는 68승59패5무(.535)로 드림리그 3위, 전체 승률 5위였다. 2010년 LG는 57승71패5무(.429)로 6위였고, 2016~2017년 한화는 각각 66승75패3무(.468)로 7위, 61승81패2무(.430)로 8위였다. 
4회말 1사 만루 상황 KT 이준수의 3루쪽 파울 때 롯데 양상문 감독이 어필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최근 20년간 연봉 1위팀이 꼴찌로 떨어진 적도 없었고, 승률 4할 밑으로 내려간 적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8일까지 롯데는 12승25패, 승률 3할대(.324) 꼴찌로 추락했다. 꼴찌 그 자체만으로도 굴욕적이지만 연봉 1위팀이란 점에서 롯데는 역대급 불명예를 쓸 수도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반격할 기회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이제 시즌 전체 일정의 25.7%를 소화한 시점, 아직 107경기가 더 남아있다. 2009년에도 6월7일까지 꼴찌였지만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바 있다. 10년 전 바닥을 치고 일어선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물론 2009년 당시 롯데의 팀 연봉은 35억7000만원으로 8개팀 중 7위, 헝그리 정신이 있을 때였다. /waw@osen.co.kr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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