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휘(35)가 관객 1600만 명을 동원하며 설 연휴 대박을 터뜨린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2019)에 이어 새 영화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 제공제작 이스트드림시노펙스, 공동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한국이노베이션・퍼니픽쳐스)을 통해 스크린에 컴백한다. 4개월 만에 완전히 다른 장르 속 색다른 얼굴로 나타났기에 그의 변신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이동휘는 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또 뉴스를 통해 아동학대를 접하면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도, 또 요즘 홍보를 하는 기간에도 기사를 계속 접하고 있다.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영화지만 현실이 더 어렵고 아프다는 걸을 느꼈다”며 “정의로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배우 개인으로서의 성취보다 (시나리오에 반해)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제가 캐릭터를 잘 표현한다면 영화를 통해 답을 제시한다기 보다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거 같아서 선택을 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극중 이동휘는 성공과 명예을 좇던 변호사 정엽 역을 맡았다. 정엽은 대형 로펌에 취업하길 바라는 청년이었는데 로펌 합격 전, 시설에서 만난 남매 다빈(최명빈 분)-민준(이주원 분)을 통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동안 아동학대에 방관자였던 정엽은 어른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를 느껴 사건에 직접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친다. ‘어린 의뢰인’이 사회 고발 영화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이동휘만의 코믹한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도 더러 있다.
이동휘 “저는 인물이 한 가지 성격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정엽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친구를 만나거나 누군가를 만났을 때 우리 역시 태도가 다르지 않나. 그래서 정엽도 입체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석하고 표현한 지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엽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저 같아도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여러 가지 모습이 나온다.(만남의 목적, 대상이 다르기에) 정엽이 성공을 좇지만 살아가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선택을 하는 것처럼 그의 친근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여러 장면을 통해 정엽의 성격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동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을 비롯해 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 2017) ’극한직업’을 통해 갖고 있는 모습 중 코믹한 면모가 가장 부각됐다.
이에 이동휘는 “이번 작품은 제가 캐릭터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있었지만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역할을 통해 어떻게 무엇을 보여주려했다기 보다 마음이 움직여서 했다”고 전했다.
개봉 시기가 배급사에 의해 정해지긴 했지만, 이동휘는 ’극한직업’을 가장 먼저 촬영했고 이어 ‘국도극장’(개봉 예정), ’어린 의뢰인’, ’더 콜’(개봉 예정)의 순서로 찍었다.
이에 이동휘는 “이들 작품의 규모는 각기 다르고, 제가 맡은 역할의 크기도 다르다”며 “‘부라더’가 끝나고 원치 않게 쉬는 동안 생각을 많이 했는데 환경이나 여건보다 시나리오를 우선시 하고 싶었다. 방향성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장・단편, 상업-비상업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이번 영화는 계모가 의붓딸을 마구잡이 폭행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계모와 친아버지가 구속기소된 칠곡 계모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실제 사건에서는 자매 중 8세 동생이 폭력으로 사망했는데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남매로 변경했고 7세 남동생이 계모의 폭력으로 숨졌다. 실제 사건에서 계모 임씨는 징역 15년, 친부는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이동휘는 “‘어린 의뢰인’은 어떤 시기에 만났어도 해야할 작품이었다”라며 “제가 고민이 많은 사람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할 시간도 많은 편이다. 제가 원하지 않게 휴식기를 보내면서 '나는 연기를 왜 하고 싶은 걸까?’ ‘나의 초심을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했었다. 근데 ‘어린 의뢰인’에 마음을 빼앗겨 출연하게 됐고 촬영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이 배웠다. 아이들이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제가 연기를 처음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초심을 떠올리며 “저도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보며 발탁된 시간이 있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당시엔 첫 리딩을 기다렸고 촬영날을 기대했다. 쉬는 동안 그때의 감정을 되새겨봤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고 그동안 좀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던 거 같다. 연기를 너무 잘하고 싶은데 거기에 미치지 못했을 때 제 스스로 느끼는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어린 의뢰인’을 통해 설렘, 떨림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동휘는 ‘어린 의뢰인’을 통해 아동학대의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인지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개봉은 5월 22일./ watch@osen.co.kr
[사진] 화이브라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