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복잡하지 않다.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 투수 다르빗슈 유(33)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한 다르빗슈는 4회까지 안타 1개만 맞았지만, 선발승 요건에 1이닝을 남긴 채 교체됐다. 삼진 7개를 잡았지만 6개의 볼넷이 발목을 잡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시작했지만 2회 볼넷 1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한 다르빗슈는 3회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삼진으로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지만 4회 볼넷 2개를 내주며 1점을 허용했다. 4회까지 안타 1개만 맞았지만 투구수는 97개. 스트라이크 50개, 볼 47개로 비율이 엇비슷했다.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5회만 채우면 승리가 가능했지만 조 매든 컵스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4회말 타석에서 다니엘 데스칼소를 대타로 쓰며 다르빗슈를 뺐다. 5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마이크 몽고메리가 9회까지 5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4-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든 감독은 “다르빗슈와 이야기했고, 그도 이해하고 있다”며 “신체적으로는 문제없다. 건강하다. 공도 좋다. 그러나 조금 더 지속적으로 존에 공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제구만 개선된다면 상대를 압도할 다르빗슈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이날도 최고 구속 96.5마일(시속 155.3km),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6마일(시속 150.7km)로 여전히 빠르고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수술 후에도 구위는 여전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다. 시즌 36⅔이닝 동안 볼넷 33개, 9이닝당 볼넷 8.1개로 극악이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다르빗슈는 “거의 15년 동안 생각이 너무 많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고 있다. 다르빗슈는 “지난 경기보다 삼진도 많이 잡았고,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팀도 이겼다”고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다르빗슈와 호흡을 맞춘 포수 테일러 데이비스는 “너의 구위는 좋다. 완벽한 피치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구위를 믿고 던지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응원이다. 극악의 제구력으로 팀에 현기증을 안기고 있는 다르빗슈, 다음 경기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