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9이닝당 8볼넷 '류현진 20배'…ML 불명예 근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5.11 05: 25

극과 극을 달린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극강의 제구력을 앞세워 사이영상 후보로 급부상한 반면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33)는 ‘역대급 볼넷 머신’으로 전락했다. 한일 대표 투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류현진은 시즌 7경기에서 44⅓이닝 동안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6회 헤수스 아귈라에게 내준 볼넷이 마지막. 최근 3경기 24이닝 연속 무사사구 행진이다. 9이닝당 볼넷 0.41개, 볼넷 허용률 1.2%로 메이저리그 규정이닝 전체를 통틀어 1위에 빛난다. 
올해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최고 기록이다. 지금처럼 볼 4개로 1루 출루가 허용된 1889년 이후로 9이닝당 볼넷이 가장 적다. 지난 2005년 미네소타 트윈스 카를로스 실바(0.43개)를 능가한다. 아직 전체 시즌의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역대 기록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다.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 /jpnews@osen.co.kr

류현진과 대조적으로 다르빗슈는 불명예 역사를 향하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4이닝 1피안타 1실점에도 불구하고 볼넷 6개로 투구수(97개) 조절에 실패, 승리 기회를 날린 다르빗슈는 시즌 36⅔이닝 동안 볼넷 33개를 내줬다. 리그 최다 볼넷 허용.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 /dreamer@osen.co.kr
9이닝당 볼넷은 무려 8.10개에 달한다. 0.41개의 류현진보다 거의 20배 많다. 1889년 이후 올해 다르빗슈보다 9이닝당 볼넷 비율이 높은 선수는 1명 뿐. 지난 1949년 뉴욕 양키스 토미 바이런의 8.22개다. 당시 196이닝 동안 볼넷 179개를 내줬다. 볼넷 허용률 20.3%. 19.3%로 근접한 다르빗슈가 70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바꿀 수도 있다. 
다르빗슈가 처음부터 이렇게 제구가 나쁜 투수는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7년간 통산 9이닝당 볼넷 2.4개로 빼어났다. 2012년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4.2개로 상승했지만 이듬해부터 3.4개-3.1개-2.8개로 점차 줄였다. 그러나 컵스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부상 악재 속에 4.7개로 상승하더니 올해는 역대급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투구수 조절 실패로 다르빗슈는 3실점 이하 투구에도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게 3경기나 된다. 이닝당 투구수 18.95개로 류현진(13.51개)보다 5개 더 많다. 조 매든 컵스 감독은 “다르빗슈는 건강하고, 볼도 좋지만 존으로 던질 필요가 있다. 제구만 개선된다면 상대를 압도하는 다르빗슈가 돌아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컵스 포수 테일러 데이비스는 다르빗슈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생각이 많다. 너무 완벽한 공을 던지려 할 필요 없다”는 조언을 건넸다. 역대 최악의 볼넷 머신이 될 위기에 놓인 다르빗슈가 ‘영점’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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