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발굴의 수비력을 자랑하던 LG 유격수 오지환(29)이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좀처럼 휴식을 하지 못한 오지환의 체력 관리가 LG의 숙제로 떠올랐다.
오지환은 지난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0-0으로 맞선 4회초 한화는 무사 1,2루에서 제라드 호잉이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오지환이 타구 쪽으로 움직였고, 더블 플레이로 이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회전이 강하게 먹힌 타구는 오지환의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튀어나왔다. 포구 실책. 2사 3루 상황이 졸지에 무사 만루가 되어버렸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이성열에게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준 뒤 백창수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LG는 2-5로 지며 3연패에 빠졌다.

오지환의 시즌 두 번째 실책이었다. 시즌 첫 34경기에서 무실책 행진을 펼치며 철벽 수비를 자랑한 오지환이었지만 최근 5경기에서 실책 2개로 흔들리고 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실책을 안 할 수 없지만, 최근 들어 오지환의 수비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기술적으로 수비 완성도가 높아진 오지환이 흔들리는 건 체력 문제에서 비롯된다. 오지환은 올 시즌 LG의 39경기 모두 유격수로 선발출장했다. 총 338⅔이닝을 뛰었다. 수비 이닝은 KT 멜 로하스 주니어(351⅓이닝), 황재균(344⅓이닝)에 이어 전체 3위. 특히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 중에선 수비 이닝 2위인 SK 김성현(310이닝)보다 28⅔이닝을 더 소화했다.

단순히 경기 때문만은 아니다. 류중일 LG 감독은 “오지환이 월요일에 쉬질 못한다. 요즘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오지환은 34개월 동안 544시간 체육분야활동으로 현역 복무를 대체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10시간씩 병역특례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남들이 쉴 때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지환은 타격에서도 타율은 2할4푼5리이지만 홈런 4개에 16타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공수에서 오지환 의존도가 높은 LG로선 그의 체력 관리가 숙제로 떠올랐다. 올 시즌 오지환 외에 LG에서 유격수를 본 선수는 전천후 백업 내야수 윤진호가 7경기 13이닝을 교체로 소화한 것이 전부다.
일단 LG는 지난 10일 유격수 자원 백승현을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오늘(10일) 하는 것을 보고 내일(11일) 백승현을 선발로 쓸까 한다”고 밝혔다. 백승현은 퓨처스리그에서 25경기 타율 3할3푼7리 31안타 13타점 5도루로 활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