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다 관중 2위 ‘2만 3394명’ 매료시킨 서울-대구의 명품매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5.11 20: 56

FC서울과 대구FC가 명품매치를 선보이며 올 시즌 최다 관중 2위 기록인 2만 3394명의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지난 5일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서 나온 시즌 최다 관중 1위(2만 4019명) 경기에 단 625명 모자란 기록이다.
서울은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 경기서 박주영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최다 관중 2위 기록인 2만 3394명의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서울은 승점 21로 전북에 골득실 뒤진 2위로 도약했다. 대구는 승점 19에 머무르며 4위로 떨어졌다.
K리그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빅매치였다. 킥오프 전 대구가 3위(승점 19), 서울이 4위(승점 18)였다. 순위표보다도 전통을 되찾으려는 명가 서울과 지난 시즌보다 무서운 기세로 신흥강호로 발돋움한 대구의 만남이라 더욱 특별했다. 

홈팀 서울은 3-5-2를 가동했다. 투톱 페시치와 박주영을 필두로 고광민 오스마르 정현철 알리바예프 윤종규가 중원을 구성했다. 스리백은 황현수 김원균 이웅희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유상훈이 꼈다.
대구도 3-5-2(3-4-1-2)로 맞섰다. 김대원이 에드가가 전방을 이끌었고, 정승원이 바로 아래에 위치했다. 강윤구 황순민 츠바사 장성원이 중원을 구축했다. 스리백엔 김우석 홍정운 정태욱이 나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양 팀 사령탑의 지략대결도 볼거리였다. 각오부터 결연했다. 과거 안양LG(서울 전신)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용수 서울 감독과 안드레 대구 감독이 동지에서 적으로 맞닥트렸다. 최용수 감독은 “안드레 감독이 대구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다. 한 수 배우겠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안드레 감독도 “지난해 최용수 감독이 부임해 서울의 잔류를 이끈 뒤 올 시즌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강팀으로 변모시켰다”고 엄지를 세우며 “순위표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장서 모든 걸 쏟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구와 서울은 완성도 높은 스리백을 앞세워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사했다. 서울은 대구에 맞춤 전술을 내세웠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대구가 잘하는 빌드업을 방해했다. 김원균은 장신 공격수 에드가를 대인마크하며 괴롭혔다. 명품 매치를 가장 먼저 수놓은 건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였다. 대구가 전반 12분 만에 김우석의 오른발 선제골로 장군을 부르자 서울도 2분 만에 황현수가 헤딩 동점골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눈을 즐겁게 하는 공방은 계속 됐다. 대구는 츠바사의 중거리 슈팅이 유상훈 골키퍼에 막혔다. 에드가의 결정적인 헤더는 황현수의 호수비를 넘지 못했다. 정승원의 슈팅 또한 유상훈의 벽에 막혔다. 
안드레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징야를 투입하며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세징야는 약 2주 만에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초반 서울이 주도했다. 1분 만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페시치의 절묘한 백힐 패스를 받은 알리바예프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서 날린 슈팅이 조현우의 동물적인 감각에 막혔다.
대구가 주도권을 잡고 몰아치면, 서울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반격하는 그림이 이어졌다. 대구는 김대원과 에드가의 연이은 슈팅이 무산됐다. 서울은 알리바예프의 중거리포가 대구의 육탄방어에 저지 당했다. 서울은 프리킥 찬스서 김원식의 결정적인 슈팅이 간발의 차로 골문을 비껴갔다. 대구는 에드가의 회심의 슈팅이 유상훈의 발끝에 걸렸다. 후반 34분 서울 홈 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페시치의 크로스가 굴절돼 알리바예프가 결정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명승부의 주인공은 서울의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이었다. 후반 38분 극장승을 연출했다. 전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황현수의 동점골을 도왔던 박주영은 좌측면 프리킥 찬스서 곧장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날카로운 궤적을 그린 공은 대구의 골대 상단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마지막까지 명승부가 이어졌다. 페시치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내자 종료 직전 세징야의 슈팅을 유상훈이 선방해내며 서울이 극장승을 매조지었다. 90분 내내 관중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던 명품매치였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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