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였을까, 실수였을까.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 내야수 디 고든(31)은 뉴욕 양키스전에서 3회초 몸에 맞는 볼을 당했다. 상대 투수 J.A. 햅(37)의 90마일 패스트볼이 몸쪽 높게 들어왔고, 오른 손목 아래를 맞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고든은 잔뜩 화가 났다.
경기 후 고든은 “화난다. 햅이 내 머리 쪽으로 던진 것이 두 번째다. 제구를 할 수 없다면 그렇게 던져선 안 된다”고 불쾌함을 표출한 뒤 “내겐 가족이 있다. 공을 낮게 던질 필요가 있다”며 햅의 사구가 고의적인 빈볼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디 고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12/201905120006778261_5cd6e54538a88.jpg)
고든의 분노에 햅도 반응했다. 하루 뒤인 11일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햅은 “고든이 잠재적인 부상을 입었다”면서도 “얼마나 공백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무지한 발언이었다”고 반박했다.
고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햅은 고든의 발언을 ‘헛소리’로 치부했다. 햅은 “고든이 그런 단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 불쾌하다”며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사소한 일이란 것을 안다. 고든의 말은 터무니없다”는 말로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햅은 고든의 아버지인 톰(52)과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인연도 있다. 톰은 지난 1988년부터 2009년까지 21년간 메이저리그 통산 138승 158세이브를 거둔 우완 투수. 선수 생활 말년이었던 지난 200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한 햅과 2년을 함께했다.
그런데 아들 디 고든과는 묘한 관계가 됐다. 햅은 “고든이 의심하지 않길 바란다. 난 그의 아버지와도 함께 뛰었다”며 섭섭함을 드러낸 뒤 “그의 말은 내게 모욕과 같다.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 그가 했던 말을 후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오해를 풀기 위해 따로 연락할 계획은 없다. 햅은 “고든이 그 말을 할 때는 감정적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머리를 식히고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waw@osen.co.kr
![[사진] J.A. 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12/201905120006778261_5cd6e5458a22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