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으로 향해가는 시점 부상병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도 조금씩 고갈되면서 각 구단 전력의 깊이를 더해줄 멀티 백업의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올 시즌 유독 주전급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들이 속출하는 KBO리그다. 10개 구단 중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는 팀이 손에 꼽는다. 결국 이들의 공백을 얼마나 최소화시킬 수 있는지가 장기 레이스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 다만, 특정 포지션의 백업을 무작정 둘 수는 없고 엔트리는 한정돼 있다. 한정된 엔트리를 극대화하고 싶은 것이 사령탑들의 공통된 마음. 그렇기에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1~2명의 선수를 엔트리에 두고 선수단 운영폭을 넓히고 있다.
선두 SK의 경우 내야수들은 기본적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나주환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야수의 표본과도 같다. 김성현도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간다. 최항 역시 2루수와 3루수가 가능하다. 제이미 로맥은 기본적으로 1루수이지만 유사시 외야수는 물론 2루와 3루수로도 기용이 가능할정도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대다수다.

두산은 최근 내야수로 분류된 신성현을 콜업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신성현을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백업 야수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내야진에는 류지혁이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주전 야수들의 체력 관리를 용이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NC는 멀티 백업 야수들이 없었으면 시즌을 버텨내지 못했을 터. 이상호와 김태진 등이 내야와 외야를 부지런하게 오가면서 박민우, 베탄코트, 모창민 등의 부상 공백을 채웠다.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베탄코트의 경우 공식 포지션은 포수다. 현재 1루와 외야를 오가고 있지만 부상 당한 햄스트링 상태가 괜찮아지면 양의지의 뒤를 받칠 백업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키움은 내야진에서 김혜성, 김지수가 전 포지션을 오가면서 서건창, 김하성 등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시켜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고, LG에서는 김용의와 신민재가 내야와 외야를 오가면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화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한 뒤 2루와 3루를 주로 봤던 오선진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면서 공백을 채우고 있다. 아울러 신인 노시환과 김회성도 주 포지션인 3루를 벗어나 2루와 유격수, 1루수 등으로 계속 나서며 멀티 능력을 타진하고 있다.
KIA는 해즐베이커의 부진을 이창진의 중견수 기용으로 채웠다. 이창진은 현재 내야수로 분류돼 있다. 여기에 최원준, 류승현 등의 젊은 내야 자원이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 베테랑 선수들의 공백을 채웠다.
삼성의 경우 최영진이 1루와 3루를 오가며 그 역할을 해주고 있고, 롯데는 최근 아수아헤의 부상 공백으로 주로 1루를 봤던 오윤석이 2루로 나서며 멀티 내야수로 가치를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정훈도 외야와 1루수를 보면서 급할 때는 2루와 3루로도 나설 수 있다. KT는 오태곤이 1루와 3루, 유격수 여기에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엔트리에 남아 있다.
이렇든 멀티 백업 야수들의 가치는 선수층의 깊이를 더해주고 장기 레이스를 버텨나갈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