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 FC서울이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 11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 홈 경기서 박주영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대구FC에 2-1로 역전승했다. 양 팀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2만 3394명(시즌 최다 관중 2위)의 팬들을 매료시켰다.
서울엔 승점 3 이상의 값진 경기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1을 마크, 1경기를 덜 치른 전북에 골득실 뒤진 2위로 도약했다. 최근 3경기 무승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대구의 돌풍을 잠재우며 선두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무승고리를 끊고 잡은 팀이 대구라 더 특별하다. 대구는 올 시즌 전북과 함께 공수 양면이 가장 탄탄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전 패배 전까지 리그 3연승을 포함해 6경기 무패(4승 2무),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었다.
서울은 최소실점 1위 대구를 상대로 2골을 집어넣었다. 대구의 위력적인 공격진에도 1골만 허용했다. 마냥 물러서지 않고 정면 대응해 명품매치를 완성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잡은 한 판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승리는 우리였지만 상대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나도 밖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고 말했을 정도.
스포트라이트는 환상 프리킥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올린 박주영이 차지했지만 모두가 합작한 승리였다. 최 감독은 "팀 전체가 함께 승리를 만들었고 개인이 발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며 "올해 컨셉은 명예회복이다. 정상적인 길로 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용수 감독은 입버릇처럼 서울은 도전자라고 말한다. 대구와 경기 전에도 대구가 강팀이라며 도전자의 입자에서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경기 후엔 "우승할 수 있는 절대전력은 아니”라면서도 "항상 도전자 입장에서 임하는데 만족스러울 정도로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으레 하는 엄살이 아니다. 서울은 우승후보인 전북과 울산 등에 비해 전력보강을 하지 못했다. 스쿼드의 이름값도, 깊이도 얇다. 그럼에도 최용수 감독은 이들에 도전할 수 있는 우승권 팀을 만들었다. 잔류를 걱정했던 팀이 한 시즌 만에 우승컵을 바라보고 있다. 환골탈태다.

최용수 감독이 평범한 팀이냐 아니냐의 잣대로 삼았던 대구를 기어코 꺾었다. 자신감은 덤으로 얻었다. “기세가 워낙 대단했던 대구 같은 팀을 꺾으면 도전자서 정상적으로 가는 길을 밟을 수 있다. 우리는 자신감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