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24)이 와이어투와이어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인 통산 2승째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또 하나의 타이틀,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팀 우승의 영광은 김태훈-여홍철 조가 가져갔다.
전가람은 12일, 인천 드림파크컨트리클럽(파72·7104야드)에서 열린 ‘제2회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 최종 라운드 경기에서 앞선 라운드에서 일궈 놓은 리드를 잘 지켜 우승컵까지 품에 안았다.
사실 최종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전반홀을 보기 1개로 끝낸 전가람은 10번홀 들어 간신히 첫 버디를 신고했지만 다음 홀에서 바로 따라온 보기로 낙심이 커졌다. 그 사이 선두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기세가 좋았던 김대현이 10번과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올리며 전가람을 압박했다.

그런데 이번엔 김대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14, 17번홀에서 2타를 잃어버렸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냈지만 최종합계 15언더파 공동 2위로 만족해야 했다.
그 사이 전가람은 12, 16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올렸고, 18번홀에서 또 보기를 범했지만 선두자리는 지켜낼 수 있었다. 힘겹게 이븐파로 최종라운드를 마무리 한 전가람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의 성적으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앞선 라운드에서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벌어 놓은 스코어가 우승 밑거름이 됐다. 전가람은 2017년 4월 '제14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이후 1년여 만에 승수를 보탰다.
전가람은 우승 후 "경기하는 내내 굉장히 떨렸다. 첫 우승은 추격을 해서 달성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은근히 부담감도 있었고 압박을 받았다. 경기 초반 2번홀에서 세컨샷이 O.B가 났다. 그 때부터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전가람 답지 않았다. (웃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얻은 우승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함께 플레이 한 탤런트 박광현에 대해서는 "프를 굉장히 잘 치신다. (웃음) 프로 선수와 라운드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형식의 대회를 하면서 선수들도 색다른 경험에 대해 좋아할 것 같다. 시간을 내서 참석한 셀러브리티 분들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양한 변수들이 있을 수 있지만 방해되는 점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은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셀러브리티가 함께 플레이를 하는 독특한 형식의 대회다. 프로와 셀러브리티가 짝을 이뤄 올리는 별도의 성적이 매겨지는데, 이 영역에선 장타자 김태훈, 체조 영웅 여홍철조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종합계 20언더파로 권오상과 개그맨 홍인규 짝을 1타 차로 따돌렸다. 팀 성적은 팀 베스트볼 형식으로 매겨졌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각각 플레이를 하지만 기록은 둘 중 좋은 선수의 스코어가 남는다.
김태훈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파트너를 잘 만나 이틀 동안 기분 좋게 플레이했다. 실수할 때 마다 여홍철 교수님이 버디나 이글을 하면서 만회해 주셨다. 감사하다. 2018년 대회 때는 컷탈락해 셀러브리티와 함께 플레이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아쉬움을 다 떨쳐버렸다. 정말 즐거웠던 대회였고 팀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여홍철 교수(경기대)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와 함께 경기해 영광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김태훈 선수가 체조선수인 딸(여서정, 17세)과 같은 매니지먼트(올댓스포츠)라는 사실을 알고 친근감이 들기 시작했다. 김태훈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팀 우승의 영광을 김태훈 선수에게 돌린다”고 말했다.

여홍철 교수는 딸이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치르고 있지만 이 대회 때문에 가보지를 못했다는 사실도 이야기 했다. “그래도 결과(국가대표 1차 선발전 4위)가 괜찮아 다행이다. 실수를 조금 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고 한다.
골프는 2005년 은퇴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1995년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여 교수의 진짜 취미는 야구라고 한다. 7년째 사회인 야구에서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