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 가운데 하나는 이대호(롯데) 걱정이었다. 시즌 초반 기대 이하의 성적에 우려를 자아냈던 이대호는 보란 듯이 제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3리(543타수 181안타) 37홈런 125타점 81득점을 기록한 이대호. 늘 그랬듯이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3~4월 타율 2할7푼9리(111타수 31안타) 2홈런 25타점 8득점에 그쳤다. 이대호가 지금껏 보여준 모습과는 확 달랐다.
그래서일까. 이대호의 부진을 둘러싸고 온갖 억측이 쏟아졌다. 이대호는 조용히 칼을 갈았다. 홈경기가 열릴 때면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나홀로 특타 훈련을 소화했고, 이따금씩 좋은 타구가 나와도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5월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1경기에서 타율 4할3푼8리(48타수 21안타) 4홈런 17타점 9득점의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주간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타율 5할8푼3리(24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7득점을 기록했다. OPS는 무려 1.560에 이르렀다.
삼성과 3연전에서도 그의 방망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타율 6할1푼5리(13타수 8안타) 2홈런 7타점 5득점. 12일 8회 좌월 투런 아치를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10-9 대역전승에 이바지했다. 그는 "앞으로도 팀에 필요할 때 점수를 내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한 롯데는 '거인 군단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이대호의 회복세에 상승세를 타게 될 전망이다. 원정 6연전을 마치고 안방으로 돌아온 이대호. 괴력을 발휘할 일만 남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