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골프용품 기업 볼빅(회장 문경안)은 이미 세계 톱5 안에 드는 골프공 전문 제조사다. 그런데 이 기업이 세계 골프볼 톱3 전문회사로의 성장을 선언했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선언적 의미의 목표 설정이 아니다. 생산 설비를 톱3를 겨냥해 확충했다.
볼빅은 13일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제2공장을 준공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준공행사를 치렀다. 1, 2공장에서는 현재 연간 약 300만 타(打, dozen)의 골프공을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 골프 시장에서 소비 되고 있는 골프공은 약 4,000만 타. 볼빅은 장차 연간 400만 타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공했다.
제 2공장의 준공은 바로 세계 골프공 시장 10% 장악을 향해 가는 관문이다. 문경안 회장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첫 단추를 이 곳에서 끼우게 됐다. 그 동안 물량 부족으로 더 공급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이 2공장 준공으로 해소 됐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따를 수 있는 기반 시설이 갖춰졌다. 제 2공장 준공으로 주문 후 3일 이내 출고 시스템이 완비 됐고, 맞춤형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체계가 정비 됐다”고 말했다.

볼빅의 제2공장은 1공장과 바로 붙어 있다. 골프공 생산 공정에는 고열을 공급할 수 있는 열관리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 특성상 공장이 떨어져 있는 것은 비효율이다. 볼빅은 작년 8월 1공장 옆 부지를 매입해 9개월 간의 시공 끝에 생산에서 포장 및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했다. 1만 4,876제곱미터의 부지에 120억 원을 투자해 완공한 설비다.
이날 준공식에는 일본, 인도 등 해외의 바이어들도 다수 초대 됐다. 준공식 만큼 제품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없다. 준공식이 끝나자 바이어들을 비롯한 행사 참가자들은 볼빅 연구소 연구원들의 안내를 따라 공장 구석구석을 돌며 생산 공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조공정은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땐 그저 신기한 볼거리 일 수 있지만 바이어들에겐 제품력을 확인할 수 있는 본산이다. 볼빅이 자랑하는 비비드 공정, 코어의 편심을 최소화 하는 볼믹만의 특허 기술, 다품종 맞춤 생산이 가능한 프라이머 하우스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문경안 회장은 이날의 준공식을 10년의 꿈이라고 지칭했다. “10년 전 볼빅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1차적인 목표가 오늘 드디어 현실이 됐다. 이제 볼빅은 300만 더즌의 생산 설비 구축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연간 400만 더즌 규모의 생산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고 강조했다.
볼빅은 1991년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연간 60만 타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1공장을 준공했고, 2009년 컬러볼 시장의 창출을 위해 연 150만 타 수준으로 증설했다. 2009년 인수 당시 3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지난해 470억 원으로 15배 가량 급성장했다.

국내 판매량은 물론 해외수출량도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만큼 늘었다. 2016년 600만 달러이던 것이 2017년, 1년 사이에 1,7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수출국이 23개 이던 것이 80여 개로 늘었다. 컬러볼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비비드’가 이 시점에 등장한다. 2016년 출시 된 비비드는 그 동안 볼빅이 쌓아 올린 노력들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는 계기로 작용했다.
성장추세는 계속 돼 지난해 2000만 달러까지 매출이 늘어나자 1공장 만으로는 더 이상 수출물량을 맞출 수가 없게 됐다. 전 세계 80여개국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토지매입과 동시에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제2공장은 가동과 나동으로 구분되며 자동코팅 및 건조설비, 로봇 사출기, 자동 프라이머설비, 자동표면처리 설비, 자동포장 설비 등의 최신 자동화 설비 및 연구소 시설이 들어섰다. 평균 생산과정 소요일이 6일에서 2일 정도로 획기적으로 단축됐으며, 연간 전체 생산량은 기존의 연간 200만 더즌에서 300만 더즌으로 커졌다.
포장단위 역시 기존의 더즌, 하프더즌 뿐만 아니라 8구, 4구, 3구, 2구 등 다양한 포장단위의 생산이 가능해 볼빅의 다양한 컬러조합과 함께 어떠한 로고인쇄 및 포장단위로의 주문이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일부 자동화가 도입 되기는 했지만 제2공장 준공 전 생산직 100명, 관리직 20명 등 120명이던 것이 준공 후 생산직 130명, 관리직 30명 등 총 160명으로 33% 정도 늘어났다. 물류창고까지 준공되면 총인원이 180여 명으로 늘어난다.
제2공장 준공식이 있었던 13일은 마침 볼빅의 39주년 회사 창립일이기도 했다. 감격에 겨운 문경안 회장은 “제2공장 설립 이후에도 점차적으로 시설확충과 함께 생산량을 늘려 해외수출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구소 시설 등의 인력 지원을 통해 핵심 기술 확보 및 기술보유에 대한 경쟁 기반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