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KBO리그가 시즌 초반부터 5강과 5약이 확연하게 나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29%가 진행된 시점에서 일찌감치 5강과 5약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5개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5개 팀은 5할 승률 밑에서 맴돌고 있다.
SK 와이번스(0.707)는 7할 승률 고지에 올라섰고 두산 베어스(0.674)는 6할 승률, LG 트윈스(0.585)·키움 히어로즈(0.581)·NC 다이노스(0.561)는 5할 후반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화 이글스(0.450)는 4할대 승률을 힘겹게 지키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0.390)·롯데 자이언츠(0.366)·KT 위즈(0.349)·KIA 타이거즈(0.325)는 3할 승률에 머무르고 있다.
상위권에서도 SK와 두산이 치고 나가며 2강과 3중으로 분리되는 모양새다. 하위권에서는 한화와 나머지 4팀이 격차를 보이고 있다.
5강-5약 구도는 득점과 실점으로 기반으로 계산하는 기대승률(피타고리안 승률)로 살펴봐도 확연하다. 기대승률은 실제로 팀이 기록한 득점과 실점을 바탕으로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승률 계산한 지표다.
물론 기대승률과 실제승률이 크게 차이나는 팀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체로는 시즌이 끝날 때에는 두 승률이 비슷하게 수렴한다. 즉, 기대승률을 통해 각 팀의 실질적인 전력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각 팀의 기대승률을 보면 두산(0.698)과 키움(0.604)이 6할을 넘기고 있고 SK(0.597), LG(0.566), NC(0.546)가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삼성(0.469)과 한화(0.454)는 4할대로 여전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롯데(0.387), KT(0.384), KIA(0.338)는 기대승률에서도 3할대에 머물렀다.
기대승률을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팀은 SK와 삼성이다.
먼저 SK는 기대승률은 6할을 넘기지 못했지만 실제 승률은 7할대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승률이 기대승률보다 1할1푼이 높다.
이는 SK가 1점차 승부에서 12전 전승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게다가 SK는 연장 승부에서도 4승 1무로 패배가 없다. 물론 이러한 성적은 SK가 지금까지 접전 상황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집중력이 시즌 내내 유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삼성은 실제 승률이 기대승률보다 크게 못미치고 있다. 실제승률이 기대승률보다 7푼9리가 낮다.
SK와 반대로 삼성은 접전상황에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1점차 승부에서는 3승 8패, 연장 승부에서는 1승 4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삼성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24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좀처럼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SK와 삼성은 정반대의 이유로 기대승률과 실제승률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 두 팀 모두 어느 정도는 기대승률과 실제승률이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5강-5약으로 흘러가고 있는 KBO리그의 대세에는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기대승률로 보더라도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기대승률 5위 NC와 6위 삼성의 차이는 7푼7리다. 두 팀이 이미 실제승률에서 7게임차가 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뒤집기 어려운 차이다.
다만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실제승률과 기대승률이 모두 높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하지만 SK는 이미 승수를 많이 쌓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키움 역시 기대승률로 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여지가 있다. LG와 NC도 충분히 우승경쟁을 이어갈 만한 전력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마지막 8번째 시즌 방영이 한창이다. 왕좌의 게임은 어떤 인물과 세력이 승리를 하고 철왕좌를 차지할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올 시즌 KBO리그는 사실상 가을야구에 나설 5개팀이 5월이 지나기도 전에 정해져버린 모양새다. 왕좌의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시즌1에서 이미 최후의 일전을 벌인 인물들이 정해진 셈이다. 그렇게 되면 시즌8까지 남은 수 많은 에피소드에서는 그저 시즌 피날레까지 가기 위한 지루한 과정들로 채워지게 된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도 이미 순위가 결정나버린 시즌에는 열정적으로 야구를 보기 힘들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일본, 한국에서 신인 드래프트·2차 드래프트·FA보상규정 등 리그 전력 평준화를 위해 여러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인물의 활약과 반전이 이어지며 긴 시즌 동안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KBO리그에서도 리그의 판도를 뒤흔드는 팀이 등장해 팬들을 열광시키길 바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