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타자로서의 활약이 좋더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은 그동안 두산에게 갈증으로 남아있던 강력한 외국인 타자의 존재를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다. 43경기에서 타율은 3할6푼1리로 전체 2위에 올라있고, 안타 1위(61개), 홈런 2위(9개), 타점 2위(41타점)로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모습으로 핵심 타자로 자리 매김했다.
무엇보다 2번타자 자리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MLB 뿐 아니라 KBO에서는 ‘강한 2번타자’를 선호하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리드오프의 출루 이후 장타로 찬스를 이을 수 있고, 1번 타자에 이어 타석의 기회도 많이 돌아온다.

김태형 감독은 “특별히 강한 2번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1번은 출루율이 좋고, 2번은 작전 수행 등을 봤는데, 1,2번타자가 모두 출루율이 높은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페르난데스가 들어선 타석은 2번, 3번,5번, 6번으로 2번 타자로는 타율 3할9푼을 고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록 표본수는 적지만, 3번(.143), 5번(.200)에서는 부진했다. 6번타자로는 6타수 2안타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한 것이 2번 외 가장 좋은 모습이다. 홈런 9개 역시 모두 2번타자일 때 나왔다.
정수빈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짝을 이룬 가운데 모두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중심타선 앞에서 밥상을 차려왔다. 여기에 지난 주말 NC전에서는 찬스 때마다 한 방씩 해주면서 총 11타점을 수확하며 '해결사'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2번 페르난데스'에 대해 “중심타선에 넣을까 고민도 했는데 확실히 2번이 좋았다. 또 뒤쪽에 찬스가 많이 걸려서 하위 타선도 고민을 했다. 그런데 확실히 2번 타자로 나갔을 때 타율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2번타선에서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르난데스지만, 그는 타순 보다는 팀에 녹아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페르난데스는 “타순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2번타순이라고 해서 특별히 편하거나 다른 점은 없다”라며 “꾸준히 뛰면서 좋은 모습이 이어지는 것 같다. 팀이 원한다면 1번부터 9번까지 어느 타순에서든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