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 김태환(울산 현대)를 달리게 하는 것은 울산 팬의 응원이었다.
울산 현대는 지난 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인성의과 김보경의 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2017년 8월 6일 이후 646일 만에 전북을 꺾은 울산은 승점 23점(7승 2무 2패)을 마크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 FC 서울(이상 승점 21)과 맞대결서 모두 승리한 것이 컸다.
![[사진] 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15/201905150830775144_5cdb5a77382f2.jpg)
이날 울산은 측면서 전북을 압도했다. 오랜만에 풀백으로 나선 '치타' 김태환은 전북의 에이스 로페즈를 완전 봉쇄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풀백' 김태환의 장점이 잘 나타난 경기였다. 평소 그는 풀백으로 자신은 1대1 수비에 강하다고 어필하곤 했다. 김태환의 말처럼 K리그를 대표하는 외인 로페즈도 그의 밀착 마크를 이겨내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김태환의 수비는 여름밤의 모기를 떠올리게 했다. 경기 내내 로페즈를 따라다니며 밀착 마크와 적절한 파울로 상대방의 짜증을 유발했다.
결국 김태환을 이겨내지 못한 로페즈는 평정심을 잃어 거친 파울을 저지르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45분 김태환은 후반 45분 페널티박스에 진압하다 로페즈의 파울을 유도하며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서 김태환은 "김도훈 감독님이 경기 전 로페즈 집까지 따라가라고 지시하셨다"며 "끝까지 괴롭히고 버텼다. K리그 최고의 선수인 로페즈를 잘 막아내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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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은 "전북전을 앞두고 로페즈 영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경기에서 여러 번 붙어보기도 했다. 로페즈가 최고의 공격수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공개했다.
경기가 끝나고 울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믹스트존에 들어온 김태환의 얼굴은 흥분과 환희로 가득 차 있었다. 믹스트존서 그가 던진 첫 마디는 "소름 돋았다"였다.
김태환은 "우리 울산 팬들이 전북 팬보다 많고 열광적이었다. 실제로 경기 내내 응원에서 상대를 압도했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얼마 전 인터뷰서 김태환은 "다른 팀 팬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상관없다. 나에겐 우리 팬들이 최고다. 팀을 싸울 것이고 우리 팬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싶다"고 울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바 있다.
이러한 애정이 전해진 것일까. 이날 문수의 울산 팬들은 '태환, 너의 뒤엔 우리가 있어'라는 걸개를 펴 보이며 김태환에게 힘을 줬다.
김태환은 "그 걸개를 봤을 때는 소름이 돋으면서 울산이란 팀과 팬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내가 잘해야 저 팬에게 누가 안되겠다. 저 사람들에게 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서 승리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울산 팬들에게는 '완소'인 김태환이지만, 다른 팀 팬들에게는 거친 스타일로 비판을 받는다. 그는 "계속 말했지만 다른 팀 팬이 싫어하는 것은 상관없다. 나한테는 울산 팬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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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은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저를 지켜준 팬들을 위해 이 몸 부서져도 지켜내고 싸워서 승리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울산 팬의 응원은 치타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김태환이 자신의 약속대로 울산 팬들에게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