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이 에이스의 위용을 다시 뽐내고 있다. 지난 14일 KT위즈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8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막았다. 승리를 따내고도 넘치는 호투였으나 타선이 KT 영건 김민에게 막혀 패전투수가 됐다. 불운의 역투였다.
앞선 8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도 7이닝 1실점의 역투를 했다. 그때도 타선이 두산의 영건 이영하에게 8이닝 무득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2경기 연속 7이닝 1실점 억울한 패전을 안았다. 그럼에도 2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서 6이닝 1실점(첫 승) 이래 3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갔다. 3경기 20이닝 3실점의 상승세이다.

팀에게 양현종의 회복은 분명 희소식이다. 조 윌랜드, 제이콥 터너, 홍건희 등 다른 선발투수들은 기복이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기둥 투수 양현종까지 부진에 빠져 전체 마운드가 흔들렸었다. 이제는 양현종이 에이스 힘을 회복했다. 그만큼 선발 마운드도 좀 더 원할하게 가동할 수 있다.
양현종의 회복을 반기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제 2회 프리미어 12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김경문 국가대표 감독과 김시진 기술위원장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참가 티켓까지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러나 약체 대표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지난 주말 경기운영위원 자격으로 광주를 찾은 김시진 위원장은 "역대로 이번 대표팀 투수 구성이 가장 힘들 것 같다. 눈에 띄는 젊은 투수들이 있지만 누가 뭐라해도 양현종과 김광현(SK)이 대표팀의 주축이다. 그런데 초반에 양현종 투수가 부진해 김경문 감독의 고민이 컸을 것이다. 이제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의 부진은 팀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게도 시름이었던 셈이다. 지난 5년 동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작년에는 아시안게임까지 뛰느라 풀가동했다. 그런 영향 탓에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 조정이 늦었고 고스란히 초반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역시 에이스답게 날씨가 더워지자 3경기 연속 호투로 힘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물론 대표팀의 걱정은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양현종은 앞으로 계속 마운드에 올라 순위 싸움을 이끌어야 한다. 시즌을 마치면 쉴틈없이 프리미어 12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태극 유니폼을 입을때까지 양현종의 바라보는 김경문 감독의 눈에는 염려가 가득할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