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51)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휘봉을 놓았다.
김기태 감독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지는 KT 위즈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늘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전격사퇴했다. 김 감독은 15일 구단에 최하위에 빠진 성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수용했다. 부임 5년 만에 영광과 좌절의 타이거즈 시간을 마감했다.
김 감독은 2014년 10월 말 전임 선동렬 감독에 이어 8대 타이거즈 감독으로 부임했다. '동행'의 기치를 걸고 패배 의식에 물든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새 바람을 일으켰고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첫 성과를 올렸다.

2017년은 하위권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개막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했다. 후반기 두산의 거센 추격을 받고 주춤했으나 정규리그 우승을 지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1패후 4연승으로 제압하고 타이거즈 11번째 우승을 일구었다. 개인적으로는 생애 첫 우승이었다.
계약기간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을 맺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018년 디펜딩 챔프의 위용을 잃고 힘겹게 시즌을 5위로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4할대 승률이었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들 3명이 모두 부진한데다 2017년 팀 타율 3할을 기록했던 주전 타자들도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투타에서 급격하게 전력이 약회되어 9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또 다시 연패에 빠져 최하위로 떨어졌고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갔다. 성적 부진에 팬심도 급격히 악화됐고 챔피언스필드를 찾는 관중들도 급감했다. 김 감독은 더 이상 팀을 지휘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결국 잔여 임기 1년 6개월을 남겨 놓고 지휘봉을 놓았다.
구단은 박흥식 감독대행체제로 팀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 대행은 17일 대전 한화전부터 팀을 지휘한다. 구단은 차기 감독 선임은 시즌을 마치고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