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는 무슨…김기태 감독님께 미안" 박흥식 대행 전관예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5.18 17: 03

“축하라기보다…”
KIA 박흥식(57) 감독대행은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5-2 승리를 거두며 1군 사령탑으로 첫 승을 거뒀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한 박흥식 감독대행은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기분 좋게 악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첫 승 기념구도 챙겼다. 
18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박 감독대행은 “솔직히 어제 정신이 없었다. 앞에서 여유 부리는 척 했지만 경기가 흐를수록 입술이 타고 표정도 자꾸 굳어지더라”며 감독 자리가 주는 무게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과 김민호 수석코치가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감독대행으로 거둔 첫 승에 경기 후 주변 지인들의 전화가 쏟아졌다. 첫 승 축하 전화였지만 박 감독대행은 ‘축하’라는 표현에 손사래쳤다. 그는 “축하라기보다 전화는 많이 왔다”며 “(지금) 상황이 김 감독님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기태 전 감독의 갑작스런 자진 사퇴로 KIA 지휘봉을 넘겨받은 박 감독대행이다. 전날부터 박 감독대행은 “지금 팀 상황은 모두의 책임이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나이로는 김기태 전 감독보다 7살 많은 박 감독대행이지만 보좌한 전 감독에 대한 예우를 다시 한 번 갖췄다. 
그렇다고 마냥 가라앉을 채 있을 수 없었다. 덕아웃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앞장서 파이팅을 외쳤다. 박 감독대행은 “분위기 쇄신이 우선이었고, 나도 (일부러) 오버했다. 코치들한테도 그런 부분을 주문했다. 경기 중에는 몰랐는데 하이라이트를 보니 정성훈 코치가 (실수한 이창진에게) 포옹도 하고, 서재응 코치가 격려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 말했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이 승리를 거두며 포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어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자는 것이 내 지론이다. 그래야 서로 믿음이 생긴다”며 “그동안 김 감독님도 그렇게 주문하셨다”고 강조했다. 김 전 감독에 대한 전관예우를 지키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박 감독대행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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