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희' 연제광 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된 벅찬 소감을 공개했다.
19일 낮 12시(현지시간) 제72회 칸영화제 KOFIC 부스에서는 단편 영화 '령희' 연제광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령희(Alien)'는 조선족 불법체류자 홍매(한지원 분)와 룸메이트 령희가 한국 공장에서 일하던 중, 령희가 단속반에 쫓기다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회사는 추모보다 뒷수습 하기에 바쁘고, 홍매는 회사가 숨긴 령희를 찾아 나섰다가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15분 분량의 작품으로, 칸영화제 학생 단편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공식 후보에 올랐다.

1990년생인 연제광 감독은 상명대 10학번으로 영화과 졸업 후, 2016년 한예종 전문사 과정에 입학해 올해 졸업이다. '령희'는 영상원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 영화다. 이번에 한예종 작품 중 유일하게 연제광 감독의 영화만 칸의 초청을 받았다.
그는 "칸에서 선보이게 됐다는 확정 메일을 받았을 때 한국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웃음) 그 메일을 보자마자 밥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 얼른 밥을 먹고 제일 먼저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들한테 알렸다. 그런데 엠바고가 걸려 있어서 주변에 소식을 공개할 순 없었다. 조금 답답하더라. 가족이랑 지도 교수님 외에는 몰랐다. 그래도 굉장히 행복했다"고 밝혔다.
칸영화제 측은 학생인 연제광 감독에게 숙소를 지원,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프랑스행 비행기를 지원해줬다. 프랑스 파리에서 머물다 지난 18일 칸에 도착했다.

연제광 감독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예전에 필름 마켓 관련해서 칸에 온 적이 있는데, 선배 감독님과 지도 교수님이 잘 챙겨주셨다. 그때 '나도 언젠가 꼭 영화로 와보고 싶다'고 다짐했는데, 3년 뒤 정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제광 감독은 지난 2014년 'AMNESIA'로 제12회 아세아 태평양 대학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7년 '종합보험'은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8년 '표류'는 제20회 대전독립영화제 일반 대학 경쟁 섹션, 제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 부문,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단편, '홍어'는 제9회 부산평화영화제 공식 경쟁, 제3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오감만족 세계단편선,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한국 경쟁,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단편 등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령희'가 칸영화제 학생 단편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도 초청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상 가능성에 대해 묻자, 연제광 감독은 "기대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어차피 평가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심사위원 분들이 하는 거라서..(웃음) 내 인생 모토가 '김칫국 냄새도 맡으면 안 된다'기 때문에 그냥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령희'는 오는 22일 오전 11시(현지시간) 공식 상영되며, 24일 수상 결과가 발표된다.
[사진] 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