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삼국지의 삼고초려라 할만했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겨울부터 KT 롤스터의 '프레이' 김종인을 향한 구애는 시간이 갈수록 더 진해졌고, 절실해졌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에서 승강 전까지 급전직하한 지난 스프링 시즌 성적에 그는 더욱 간절하게 필요한 존재가 됐다.
'프레이' 김종인이 지난달 21일 개인방송을 통해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도 KT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간곡한 설득을 통해 김종인의 마음을 돌렸다. 오창종 감독과 정제승 코치, KT 사무국까지 돌아가면서 김종인을 찾아가 설득하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됐으니 말이다. 결국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그 중심에 있던 오창종 KT 감독 역시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KT 롤스터는 지난 20일 오후 5시 팀의 공식 SNS를 통해 '프레이' 김종인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김종인을 품은 오창종 KT 감독은 밝은 목소리로 그의 합류를 반가워했다.

오창종 감독은 "스프링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프레이' 김종인 선수가 합류한 만큼 KT만 낼 수 있는 확실한 팀 컬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어려운 결정을 해준 김종인 선수와 좋은 선수를 잡아준 팀에 감사드린다"라고 김종인의 합류 소감을 전했다.
은퇴를 선언한 '프레이' 김종인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LCK 대표 원딜이었던 김종인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KT 역시 김종인이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영입 과정에서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뒤로하고 오창종 감독은 다소 차분하게 영입이 가능하게 된 본질에 대한 말로 뒷 이야기를 대신했다.
"은퇴 선언까지 했던 선수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잘 전달하고 이해했기에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거 같다."
KT는 스프링 내내 '봇이 약하다'라는 오명을 달고 살았다. 많은 전문가들도, 팬들도 한 목소리로 봇 라인의 보강을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오 감독은 김종인을 중심으로 3명이 된 원딜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올려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다시 한번 어렵게 마음을 돌린 김종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프레이 선수를 중심으로 각 선수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힘든 결정을 내려준 프레이 선수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선수단 전체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힘을 합쳐 '서머의 KT를 보여주자'는 말을 하고 싶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