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예고' 대전, 고종수 경질은 꼬리 자르기?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5.21 13: 17

 대전이 고종수 감독을 경질했다. 성적 부진 때문이다. 
대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20일 "대전이 고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최용규 대표이사가 고 감독이 자발적으로 팀을 떠나주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않자 이날 지휘봉을 내려 놓으라고 한 것으로 안다. 오늘 중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은 21일 "최근 홈 4연패 등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고 감독을 경질했다"면서 "박철 스카우트가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고종수 감독의 경질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성적 부진이다. 대전은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순위는 9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시즌 선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전은 시즌 초반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여름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4위로 최종 순위를 마감했다. 그 결과 고종수 감독이 시즌 전 목표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17년 대전이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울 만한 반전이었다. 
그러나 고종수 감독은 김호 전 대표가 물러나며 경질 위기에 몰려 있었다. 지역 언론은 틈만 나면 감독의 권한까지 침범하며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대전에는 애초부터 김호 대표와 고종수 감독의 존재를 부정하는 의견이 팽배했다.  
성적부진과 함께 경질 이유 중 하나는 선수 선발 공개 테스트다. 고 감독은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 사건의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혐의는 아직 검찰 조사로 넘어가지도 않은 상태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 감독은 오히려 피해자다. 시 관계자로부터 테스트에 선수 추천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했다. 금전이 오가거나 해당 선수를 선발한 이력도 없다"라고 전했다. 
고 감독의 경질은 지역언론을 통해 공식화 됐다. 최 대표는 "현재 상태로는 더이상 갈 수 없다고 판단하며 성적부진과 피의지 신분인 점을 고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번 주중 경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전의 감독 경질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은 3대 최윤겸 감독을 시작으로 김호, 왕선재, 유상철, 김인완, 고(故) 조진호, 최문식, 이영익 감독 등을 경질해왔다. 항상 구단 주변의 시끄러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감독 경질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그동안 수많은 감독이 교체되는 상황 속에 대전의 본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구단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의미 심장하다. 지역 언론과 인터뷰서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감독이 갖고 있는 선수 기용에 대해 감독 본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대전은 고 감독 경질 뒤, 박철 스카우트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선수 영입이 주 임무인 스카우트도 선수 영입 문제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말해 고 감독을 경질하고 박 스카우터가 대행으로 나서는 것은 꼬리 자르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대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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