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박석한과 ‘제자’ 신지승이 만들어낸 눈물의 승리 합작 “함께 승리해 더 기뻐”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5.21 17: 39

 기쁨은 나눌수록 두 배가 된다. ‘스승’ 박석한(35, 팀 싸우쿠다)과 ‘제자’ 신지승(23, 팀 싸우쿠다)이 딱 그렇다. 승리한 그 자체가 기쁜데, 함께 승리해 기쁨이 더 커졌다.
  박석한과 신지승은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굽네몰 ROAD FC YOUNG GUNS 42에 나란히 출전해 승리를 따넀다. 박석한은 일본의 쿠보 켄타를 2라운드 4분 25초에 리어네이키드초크, 신지승은 지영민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먼저 출격한 것은 신지승이었다. 제 1경기에 나서 지영민과 대회 시작을 알렸다. 로블로 반칙을 저지르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 결과 판정승으로 데뷔전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로블로가 마음에 걸렸다. 심장이 덜컹했다. 지영민 선수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사과의 말을 먼저 전한 신지승은 “피니쉬를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모든 면에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었던 경기다. 고향에서 경기하니까 홈 어드밴티지라는 말이 정말 크게 와닿았다. 엄청난 환호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서 느낌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신지승은 경기에서 승리 후 대기실로 이동하는 길에 경기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스승’ 박석한과 만났다. 신지승을 본 박석한은 눈물을 흘리며 제자의 승리를 기뻐했다. 이어 출전한 박석한도 승리하며 두 파이터는 동반 승리를 거뒀다.
  “관장님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설렜다”고 운을 뗀 신지승은 “동반 승리를 해서 정말 영광이다. 고향인 제주도에서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내가 시작을 했고, 관장님이 ROAD FC YOUNG GUNS의 끝을 마무리 했다. 중요한 위치에서 경기하는 것이 사명감을 만들어준 동기부여가 됐고,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것이 승리의 요인 중 하나였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석한 역시 “내 승리는 덤덤하고 행복하고, 제자의 승리는 너무 행복하다. 인간은 역시 자기보다 타인을 위한 삶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자의 승리를 더 기뻐했다.
  신지승은 효도도 제대로 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에 어버이 날이 있었는데, 신지승은 그때도 그렇고 경기 전에도 부모님께 확실히 표현을 못했다고.
  신지승은 “어버이날이 오기 전 주말에 용돈을 드리고, 트로피처럼 상장패도 만들어서 감사하다고 드렸다. 근데 정작 어버이날에는 찾아뵙지 못했다. 오래전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못 드렸다. 이번에 경기 후에 듣기로는 어머니께서 내가 이겼다고 주변 분들에게 자랑을 하셨고, 아버지께서도 잘했다고 해주셨다. 이번에 효도를 한 번 한 거 같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신지승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 앞으로 잠재력도 인정받았다.
  신지승은 “피니쉬를 못 시킨 게 아쉬웠다. 다음 경기는 무조건 피니쉬 시키겠습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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