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락비의 박경이 '뇌섹남'과 '뮤지션' 사이에 괴리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경은 최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신곡 '귀차니스트' 발매 인터뷰에서 음악과 활동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23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박경의 신곡 '귀차니스트'는 이 세상 모든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노래로, 리얼 악기들로 구성된 경쾌한 멜로디와 사실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곡. 박경은 "자고 일어나서 거실 쇼파에 앉았는데 그날 따라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 너무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때 지금 나같은 순간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꽤 많을 텐데 이걸 노래로 풀어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다 싶어서 작업하게 됐다"고 곡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은 하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먼저 사랑 노래는 제 솔로곡으로 너무 많이 풀어냈고, 그리고 제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술술 나오지 않는다"며 "제가 지금 라디오를 하고 있는데 사연을 받고 거기에 맞는 노래를 추천해 주는 코너가 있다. 노래를 추천할 때 마다 가사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많은 노래들이 사랑 노래들로 이뤄져 있더라. 찾아보면 90프로는 사랑노래일 거다. 그래서 뭔가 더 다른 걸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MBC FM4U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 정식 DJ로 발탁돼 매일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는 박경은 라디오를 시작하고 너무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DJ를 시작하면서 삶의 중심이 생겼다. 제가 '문제적 남자'를 고정으로 4년을 하고 있는데 목요일마다 촬영을 한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말고는 다른 시간들은 제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었다. 자고싶을때 자고 작업하고 싶을 때 작업하고 바이오 리듬이 일정치 않았는데 라디오 DJ는 거의 매일 생방송을 하다보니 저녁 9시에는 라디오를 가야해 라는 것이 생기니 거기에 맞춰서 삶이 중심이 잡히고 규칙적이어지고. 또 매일 목을 써야하니까 컨디션 조절도 하게 되더라. 데뷔한 이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일정한 삶을 살고 있어서 새로운 느낌이다."

박경에게 있어서 tvN '문제적 남자'는 뗄 수 없는 프로그램. 4년 동안 '뇌섹남'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문제적 남자'는 저에게 많은 걸 준 프로그램이다. 그냥 블락비의 멤버 박경에서 그냥 박경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또 저에게 이미지와 인지도를 선물해줬고 좋은 사람까지 선물해준, 정말 다 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뇌섹남이라는 이미지가 커질수록 뮤지션 박경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커졌을 터. 그는 "거기에 대해서 제가 괴리감이 있었을 시기가 있었다. 막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문제적 남자'의 박경으로 많이 알아봐주실 때 쯤 내 본업과 다른 모습들로 어필이 되고 알아주신다는 게 내 본업에 지장이 되지 않을까 라는 괴리가 있었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생각이 정리됐다. 나를 몰랐던 분들이 그 프로로 날 아시고 난 다음에는 그러면 내 음악도 궁금해 해주시지 않을까, 더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어서 요즘에는 너무 좋다. 그런 분들도 제 음악을 즐겨주신다는 걸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좋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경 역시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입대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바,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저는 군대 가 있는 시기를 리프레시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군대는 가서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만 수행을 하면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든가. 거기에는 정확한 지침이 있으니까 거기에만 잘 따르면 되고 몸은 좀 힘들지 언정 정신은 사회에 있던 것보다는 조금 더 편할 것 같다. 군대 다녀오신 많은 지인분들도 군대에서 있을 때가 제일 편했지 라는 말을 하시더라. 제가 열심히 달려온 8년 9년 10년, 그 이후의 20대 후반의 저를 돌아보면서 쉼을 가지게 해주는 시기가 될 것 같아서 저는 긍정적이다. 좀 더 성숙해지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mk3244@osen.co.kr
[사진] 세븐시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