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9시뉴스에 시청률 완패..편성 이동 이대로 실패? (종합)[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5.23 10: 25

“밤 9시 드라마 시대를 열겠다”던 MBC의 당찬 외침은 다소 민망하게 됐다. MBC 새 수목 드라마 ‘봄밤’이 정해인과 한지민을 앞세운 ‘심쿵 멜로’로 시작 전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시청률로 연결 짓진 못했다. 
23일 시청률 전문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첫 방송된 ‘봄밤’은 전국가구 기준 시청률 3.9%(1회), 6.0%(2회)를 기록했다. 기존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당겨져 처음 시청자들을 만났는데 2% 아쉬운 성적이다. 
뉴스에 밀리고 만 셈이다. 같은 시간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KBS 1TV ‘9시 뉴스’는 10.2%의 시청률로 이름값을 해냈다.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은 7.5%의 시청률로 선전했다. 심지어 SBS ‘영재발굴단’은 1부 3.8%, 2부 5.5%의 시청률로 ‘봄밤’과 비등한 성적을 냈다. 

‘봄밤’은 어느 봄날, 두 남녀가 오롯이 사랑을 찾아가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 드라마다. 잔잔한 일상을 뒤흔든 특별한 감정으로 인생의 변화를 겪을 두 남녀의 현실적인 로맨스를 그린다. 송혜교와 박보검이 그린 tvN ‘남자친구’에 이어 다시 한번 멜로붐을 일으킬 거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화제성과 이름값에 비하면 ‘봄밤’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첫 방송 시청률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과 정해인의 재회, 손예진의 캐스팅 불발 이후 한지민의 합류로 더욱 높아진 기대, 봄날 안방에 심쿵 지수를 높일 멜로 드라마의 정석이라는 느낌표가 방송 전부터 쏟아졌는데 시청률 수치는 이에 못 미쳤다. 
9시로 편성을 옮긴 게 약이 아닌 독이 됐다. 앞서 MBC는 평일 밤 드라마 편성 시각을 기존 밤 10시에서 밤 9시로 이동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첫 주자가 ‘봄밤’인 셈. 6월 3일 첫 방송되는 새 월화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극본 민지은 조원기, 연출 노도철)부터 밤 9시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노동 시간 단축과 변화하는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결과다. MBC는 저녁 외식 시간대가 저녁 8~9시에서 7~8시로 앞당겨진 점(2018년 11월 신한카드 발표 통계), 지난해 8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일대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전년도 동기간 대비 평균 55분 감소한 것(KT 유동인구 빅데이터 자료)을 예로 들며 시청자들의 저녁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지상파를 압도하는 드라마 왕국으로 떠오른 tvN이 밤 9시 30분 대에 평일 드라마를 편성,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까닭에 MBC로서는 왕년의 영광을 가져가겠다는 포부였다. 1시간 빠른 편성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시작은 아쉬운 결과를 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10시에 전파를 타는 SBS ‘절대그이’가 2.6%(5회), 3.0%(6회)의 시청률로 맥을 못 추고 있고 첫 방송부터 한지민과 정해인의 ‘케미’는 100점 만점이었다. 다만 경쟁작인 KBS 2TV 새 수목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이 7.3%(1회), 9.2%(2회)의 시청률로 우위를 선점했다는 건 견제 포인트다. 
MBC 최승호 사장은 최근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제대로 된 대작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내부 기획 역량 강화는 물론 외주제작사와 폭넓게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MBC에 편성하는 게 손해보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편성 시간대 이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MBC가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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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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