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PD "백종원 분노? '청년몰'이라 더 엄격히 평가" [직격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5.23 12: 47

"내가 떠먹여 줘야 하냐". 지금까지 이런 분노는 없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이례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여수 꿈뜨락몰 청년들의 발전을 위한 애정 어린 분노에 담당 PD가 비화를 밝혔다.
22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이 여수 꿈뜨락몰에서 솔루션을 진행했다. 
평소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인자하게 사장들을 이끌었다. 그는 유독 이날 방송에서 격분하며 사장들을 다그쳤다. 

[사진=SBS 방송화면] '백종원의 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 백종원 분노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여수 꿈뜨락몰 사장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연발했다. 꼬치집은 기성품과 다르지 않은 맛에 비용도 효율적이지 않았고 백종원의 조언에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버거집은 원가 계산조차 하지 않고 가격을 책정했다. 기존 다코야키집의 초보 사장은 만두 가게로 업종을 변경했으나 만두피를 기성품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돈가스집은 해물가스로 호평을 얻지 못했고, 문어집은 기본 라면만 하라던 백종원의 조언을 무시해 한숨을 자아냈다. 유일하게 양식집만 해풍쑥, 정어리 등 눈에 띄는 재료를 이용한 파스타로 극찬을 받았다. 
이에 백종원은 꿈뜨락몰 사장들을 불러 모아 "제작진과 회의를 많이 했다. 뭘 착각하는 것 같다. 다른 청년몰도 해봤지만 장사할 준비가 안됐다. 너무 안일하다. 이럴 바엔 전체적으로 포기하자고 생각했다. 매번 나도 스트레스 받는다. 2주 동안 아무 것도 안했다. 열정은 있었지만 엇나간 방향성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내가 떠먹여 줘야 하냐"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해명하려는 버거집 사장까지 가로막으며 "장사하기 싫으면 그만 둬라. 투정 받아줄 상황 아니다. 음식점 실패하면 손님이 들어주냐. 내가 왜 그 이유를 들어줘야 하냐"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사진=SBS 방송화면] '백종원의 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 백종원 분노
지금까지 다양한 '문제적 식당'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분노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유지했던 백종원이다. 그마저 포기한 상황이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 '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을 연출한 윤종호 PD는 "'청년몰'의 경우 100%는 아니지만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 창업 과정에서 다른 가게들보다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제작진도, 백종원 대표도 어느 곳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솔루션에 임한다. 그만큼 백종원 대표가 촬영 당시 남다른 각오로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종호 PD는 "백종원 대표는 오랜 경험에서 요식업을 생업으로 보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만큼 간절함과 노력을 중요하게 보는데 어제 방송에서는 청년 사장들의 간절함이 부족해 보여 경종을 울리기 위해 더 크게 분노했다. 출연자들의 목표 또한 '청년몰'에 머무는 게 아니라 지원이 끊긴 이후에도 자생할 수 있는 창업이다 보니 더욱 강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여수 꿈뜨락몰을 그대로 포기한 것은 아니다. 남은 방송에서 보실 수 있겠지만 백종원 대표가 한번 더 채찍과 함께 당근을 주기로 했다. 오늘(23일)도 촬영이 없었는데 미국에서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여수로 가자면서 추가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 정인선도 초보 사장에게 애착이 강해 함께 내려와서 추가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SBS 홈페이지] '백종원의 골목식당' 메인
특히 윤종호 PD는 "오늘 추가 촬영이 마지막 촬영일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백종원 대표가 '한번 더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과거 홍탁집처럼 방송 이후에도 꾸준히 솔루션에 임하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그런 면을 기대하고 제작진과 백종원 대표 또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꿈뜨락몰 사장들과 단체 메신저 방이 따로 있어서 계속 소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분노도 결국은 애정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 애초에 포기한다면 그렇게까지 강하게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청년몰' 사장들은 말 그대로 청년인 만큼 단순한 요리와 창업 경험 자체가 부족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이런 분들도 다양한 장사에서 볼 수 있는 경우의 수라는 생각에서 포기하는 것보다는 걸음마 단계인 분들을 제대로 걸을 수 있게 만들어 보여드리자는 게 제작진과 백종원 대표의 목표다. 이런 식의 청년 창업자들을 인큐베이팅 하는 게 제작진이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의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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