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유영현, 학폭 논란에 팀 탈퇴..꼬리 자르기?(종합)[Oh!쎈 이슈]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5.25 09: 29

"진심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겠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이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팀을 탈퇴했다. 이제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피해자에게 사죄하겠다고 한다. 물론 소속사의 입을 빌려서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나비의 한 멤버에게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잔나비 /OSEN DB

글쓴이 A 씨는 잔나비의 팬이었다. A 씨는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검색하다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잔나비의 한 멤버가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던 동급생이었던 것.
A 씨는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만으로 유영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A 씨는 "내 반응이 웃긴다고, 재미있다고,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쳐 놓는 건 기본이고 웃음거리로 지냈었다"고 회상했다.
잔나비 /OSEN DB
피해자 A 씨가 할 수 있는 것은 도망밖에 없었다. 결국 A 씨는 유영현을 피해 전학을 갔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당신이 장난삼아 던진 돌이 한 사람의 학창시절과 인생에 엄청난 아픔을 주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며 "훗날 본인의 가족에게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해 나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유영현의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A 씨는 "그 시절 나에게 하던 언행과 조롱을 살아서도 죽어서도 용서할 생각이 없다"며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고 전했다.
심지어 지난 2010년, A 씨와 유영현은 한 교회에서 우연히 만났다. 유영현이 A 씨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유영현은 사과는 커녕, A씨에게 친한 척을 했다. 가해자는 가해 사실조차 기억 못한다고 하는데, 이를 유영현이 또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잔나비 /OSEN DB
A씨의 게시물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대세 밴드 반열에 오르면서, 가요계에 제대로 족적을 남기던 잔나비였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 뮤직 측은 지난 24일 잔나비의 예정된 스케줄을 모두 마친 후, 공식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페포니 뮤직 측은 "당사는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본인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유영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영현은 현재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유영현은 잔나비에서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영현은 진심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구할 것이며, 다른 잔나비 멤버들도 이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분께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를 구할 예정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잔나비 /OSEN DB
A 씨는 분명히 유영현의 사과를 받을 마음도 없고, 용서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유영현은 사죄하겠다고 한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고 나서야 말이다. A 씨 입장에서도 대중 입장에서도 유영현의 사과가 진심처럼 들릴 리 없는 게 당연하다. 
심지어 유영현이 직접 사과한 것도 아니다. 소속사를 통해 밝힌 공식 입장일 뿐, 사과라고 말하기에도 머쓱한 수준이다. 
A 씨는 글 말미에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고 한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이제 남는 건 볼품없을, 부끄러운 자신만 남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본인의 과오가 너무 부끄러워서 소속사를 통해 볼품 없는 사과를 내놓은 걸까. 지금이라도 유영현 본인이 직접 나서서 자필 사과문이라도 게재하는 성의 정도는 보여야 될 듯하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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