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을 만든 3가지 약속..."아버지와 맹세한 것을 모두 지켰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5.26 16: 57

"포기하지 마라 - 공부도 계속 해라 -  숙소 떠나지 마라"
구자철은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생명 대한축구협회(KFA) 축구공감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며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지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을 끝으로 구자철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런던 올림픽 세대의 주역인 구자철은 A매치 통산 76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며 2010년대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사진] 광화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구자철은 지난 2008년 2월 동아시아축구선수권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컵 세 차례(2011년, 2015년, 2019년)와 월드컵(2014년, 2018년) 두 차례에 나서기도 했다.
클럽 무대에서 빛났다.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하여 센세이셔널 활약을 보여준 구자철은 유럽 무대에서도 눈에 남는 족적을 남겼다. 독일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200경기 나오며 또 하나의 전설이 됐다.
토크콘서트를 가득 채운 팬들은 구자철의 13번 대표팀 유니폼을 흔들며 구자철에 대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팬들의 환대 속에 그는 "내가 직접 나선 강연이다. 한국축구를 정말 사랑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질의 응답 시간에서 한 팬은 구자철에게 유소년 시절 축구를 시작할 당시 자신의 아버지와 했다는 3가지 약속을 물어봤다.
잠시 생각에 잠긴 구자철은 미소를 지으며 '절대 축구를 포기하지 말라, 공부는 포기하지 말라, 무단으로 숙소를 떠나지 말라'라는 약속들을 공개했다.
구자철은 "아버지와 한 첫 번째 약속인 축구화를 벗지 말라는 아직 축구를 하고 있으니 지켰다 생각한다"라고 미소를 보이며 "공부에 관해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반에서 15등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유소년 선수들의 학업 문제는 학원 축구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구자철은 "중학생때까지 축구부 활동을 끝내고 귀가해서 책상에서 책보다 잤을 정도다. 사실 공부가 좋아서는 아니고, 성적 내려가면 축구를 못날까봐 겁나서이다"고 미소를 보였다.
구자철은 "그래도 중학교 2학년 기말 이후로는 반 15등 밑으로 떨어졌다. 이게 한 번 벗어나니 유지가 안되더라. 성적이 바닥은 됐지만, 축구에 집중하며 점점 실력은 늘었던 것 같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아버지와 마지막 약속에 대해서 구자철은 "동료들이 몇 번 도망쳤지만 나는 남았다. 근데 생각해보면 한 번쯤은 나갔어도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 친구들가 연락하며 아직 그런 생각은 한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구자철은 축구를 시작하며 한 3가지 약속에 대해서 "아마 아버지랑 맹세했던 약속을 모두 지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 약속을 성실하게 지킨 태도가 축구 선수 구자철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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