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빈(22, 올포유)이 4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그 동안 우승컵과 아예 거리가 멀었으면 ‘한’이라고는 표현하지 않았을 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4년차를 맞는 임은빈은 지난 3년 동안 매년 꼭 한 번씩 준우승을 했다. 준우승만 3차례를 했으니 ‘우승 한’이라 할만하다.
임은빈이 26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 6,514야드, 본선 6,428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9시즌 10번째 대회 ‘제7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4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컵을 안았다.
연장전에는 무려 4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정규 18홀을 똑같이 10언더파로 마친 이들이다. 우승자 임은빈을 비롯해 지난 주 두산매치플레이 우승자 김지현, 올 시즌 신인 이소미, 그리고 PNS 소속의 김소이였다. 김소이와 이소미는 연장 1차전에서 먼저 빠졌다. 임은빈과 김지현이 버디를 잡은 반면, 둘은 파에 그쳤다.

남은 둘은 4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4차전에서도 임은빈이 버디를 잡지 못하고 파로 먼저 물러났다. 김지현도 첫 퍼팅을 파를 할 수 있는 거리에 붙여 놨기 때문에 5차전이 펼쳐지는가 했다. 그런데 지난 주 매치플레이 우승의 후유증일까. 집중력이 흔들린 김지현이 짧은 거리의 파 퍼팅을 놓치고 말았다. 임은빈의 4년 한이 이렇게 풀렸다.
연장전 같은 분위기는 이미 정규 14번홀을 지날 무렵부터 만들어졌다. 11언더파 공동 선두가 4명이나 됐다. 1, 2라운드에서 선두를 유지하던 이소미가 시소게임을 펼친 펼친 게 화근이었다. 좀첢 타수를 줄이지 못한 이소미는 18번홀에서 1미터 남짓한 거리의 파 퍼팅에만 성공했어도 우승컵을 가져 갈 수 있었지만 그마저 실패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임은빈은 기사회생한 경우다. 전반에서만 3타를 잃어 분위기가 어두웠지만 12번홀 버디와 파4 13번홀 드라이버 원온 후 이글을 잡아내면서 단숨에 우승권에 진입했다.

올 시즌 루키인 박현경은 13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으나 파3 17번홀에서 공을 해저드에 빠드리면서 더블 파를 기록해 무너졌다.
임은빈은 우승 후 캐디백을 메고 고생해 준 아버지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