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첫 10SV’ SK 하재훈, “긴장감 억제하려고 노력했다”[생생인터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5.26 19: 32

“힘들었네요.”
SK 와이번스 마무리 하재훈이 26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앞선 9회말 올라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데뷔 첫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하재훈의 10세이브 상황은 극적으로 만들어졌다. 9회초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SK였지만 제이미 로맥이 동점포를 쏘아 올렸고 뒤이어 배영섭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며 9회말이 세이브 상황으로 변했다.

SK 하재훈 /rumi@osen.co.kr

데뷔 첫 10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순간이 극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10세이브를 따내는 순간도 손에 땀을 쥐었다. 선두타자 베탄코트를 중견수 뜬공, 후속 권희동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2아웃은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2사 후 박민우에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노진혁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며 다음 타자 이상호와 승부를 택했다. 그러나 이상호마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끝내기 위기까지 몰린 하재훈이었다.
그러나 다시금 집중해 148km 속구로 윽박질렀고 김태진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아홉수에 시달리지 않고 데뷔 첫 10세이브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수확했다.
경기 후 만난 하재훈은 긴박했던 상황을 얼굴에 드러내면서도 미소를 머금었다. “힘들었네요”라며 데뷔 첫 10세이브를 따낸 소감의 운을 뗀 그는 “9세이브를 기록한 상태에서 오늘 올라가면서 긴장이나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긴장감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날 막판 제구가 흔들렸던 부분에 대해선 “이런 날도 있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당초 SK의 마무리는 김태훈이었다. 하지만 김태훈이 다소 난조를 보이자 해외파 출신으로 올해 데뷔한, 그리고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하재훈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겼다. 다소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하재훈은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배짱 있는 투구를 바탕으로 마무리 보직에 빠르게 연착륙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가 되면서 압박감은 좀 더 다가오는 것 같지만, 한 타자 한 타자 더 집중을 하면서 승부를 하며 마무리 자리에 적응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마무리 투수 자리에 적응하고 있는 비결을 전했다.
이젠 SK 부동의 클로저다.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하재훈을 필두로 한 필승조 조합을 변화시키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재훈에 대한 신뢰다. 그 믿음의 결과, 하재훈은 지난 4월 26일 KT전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 정확히 한 달 만에 10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며 SK의 새로운 클로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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