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중들의 박수는 감동이었다."
'막내' 조명우(21, 실크로드시앤티)가 관중들의 박수갈채에 아쉬움을 달랬다.
조명우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의 응우옌 두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치민 3쿠션 월드컵' 본선 둘째날인 8강전에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에 33-40(13이닝)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26/201905261803774861_5cea9ac9882a2.jpeg)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 대회 8강에 올랐던 조명우였다. 조명우의 이번 결과는 32강 마지막 경기와 16강 경기에서 잇따라 하이런 17점을 기록, 쾌조의 상승곡선을 그렸기에 더욱 아쉬웠다. 경기내용도 이닝 당 평균 2.538점으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상대 자네티가 평균 3.076으로 폭주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조명우는 예선 4라운드부터 8강까지 치른 8경기에서 2.538점을 기록했다. 이는 대회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구나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프레드릭 쿠드롱이 12경기에서 기록한 평균 2.368점을 능가하는 수치다. 이 때문인지 조명우는 경기 후 베트남 관중들로부터 자네티보다 더 많은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다음은 26일 조명우와 가진 일문일답 인터뷰 내용이다.
-8강에서 패했는데.
▲아쉽다. 하지만 후련하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국제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스스로 잘 치고 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줄곧 경기 내용이 좋았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이닝 당 평균 점수가 좋아 약간 기대는 있었다. 하지만 자네티가 정말 잘쳤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다.
-2년 전 호치민 월드컵에서도 자네티에 져서 8강을 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만 3번째 만났다. 하지만 모두 졌다. 3년 연속 월드컵 8강이다. 징크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점수차가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내가 이길 차례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생각대로 안됐지만 관중들이 박수를 보내줘 감사했고 뭉클했다. 베트남에 오면 항상 관중들이 많고 박수도 많이 쳐주는 것 같아 더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 자네티는 언젠가 내가 이길 선수다.
-경기 때 잘 안풀리면 웃는 경우가 많더라
▲오성욱 선수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오성욱 선수를 보고 잘 맞지 않을 경우 인상을 쓰기보다 웃는 모습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른 한국 선수가 모두 탈락해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언제나 목표는 우승이었고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지만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16강에서 떨어지면 '한국 선수 전원 탈락'이란 기사가 나올 것 같아 걱정하긴 했다. 하지만 형들, 선배들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열심히 하라'고만 말해줬다. '만약 '혼자 남았으니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면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부담 준 사람이 없었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26/201905261803774861_5ceb1dff1f3de.jpg)
-최근 기복이 많은 줄어든 모습이다.
▲재작년 4강에 두 번이나 가는 등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작년 학교(한국체대)를 휴학했다. 더 열심히 훈련을 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정말 연습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복학을 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오히려 더 좋아졌다.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외국 톱 클래스들은 기복이 거의 없다. 잘하는 선수들은 경기를 보거나 직접 상대해도 잘친다. 자네티는 물론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와 싸워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토브욘 브롬달(스웨덴)과는 맞붙은 적이 없다. 그 분들을 경기장에서 보면 아우라 때문에 사람의 크기가 좀더 커보인다.
-내년 군입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년 봄에 갈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현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 때 되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있나
▲도움 주시는 모든 분들과 아버지(조지언)에게 특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