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비페이퍼 논란? KBO, "일단 금지...단장회의로 최종 결정"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5.28 15: 12

지난 21일 대구 한화전, 삼성 중견수 박해민은 5회 이성열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펜스 앞까지 잘 따라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슈퍼 캐치'였다.
이후 박해민은 자신의 수비 위치로 돌아가면서 주머니에서 '수비 페이퍼'를 꺼내 읽어보는 장면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상대 타자별로 외야 타구 방향 등이 적혀 있는 종이로 보였다. 
그런데 당분간 박해민은 경기 도중 '수비 페이퍼'를 활용하지 못하게 됐다. KBO는 지난 주말 삼성 구단에 '수비 페이퍼' 사용을 금지시켰다. 왜 그럴까. 

삼성 중견수 박해민. /dreamer@osen.co.kr

KBO 관계자는 "박해민 선수가 수비할 때 종이를 꺼내서 보고 하는 것을 봤고, 이야기도 들었다"며 "수비시프트 외에도 다른 정보들이 있을 수 있다. 또 경기 중간에 (종이로) 외부에서 추가적인 정보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래서 일단 금지시키고, 추후 검토를 한 뒤에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고 전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일부 구단들의 항의도 있었다. 과거 이닝 도중 투수들의 투구 분석표를 메모 형식으로 더그아웃으로 전달하는 것을 구단들의 합의로 금지시켰다. 메이저리그는 허용을 하지만, 수비 시프트 페이퍼도 비슷한 관점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며 "각 구단에 삼성의 수비 페이퍼에 관해 공지를 했고, 추후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다음 단장회의(6월 예정) 때 수비 페이퍼 사용에 관해 최종 결정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 SBS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현재 KBO리그는 더그아웃에서 전자 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전력분석팀이 경기 도중 더그아웃으로 종이 메모 등을 전달하지 못하게 규칙을 정해 놓고 있다. KBO 관계자는 "종이에다 정보를 담고, 경기 중간에 이런 저런 정보가 들어가면 끝이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외야수들이 수비 시프트를 정리한 페이퍼를 뒷주머니에 넣어뒀다 수시로 꺼내 보기도 한다. 포지션 변화가 잦은 LA 다저스 외야수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달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공인한 전자기기를 더그아웃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태블릿 PC를 통해 영상 자료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박해민이 종이를 꺼내 보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히면서 삼성의 '수비 페이퍼'는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KBO는 이를 두고 현장의 의견 등을 검토해 계속 금지시킬 지, 허용할 지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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