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돌아온 '프레이' 김종인, "롤드컵 출전의 기적 보여주겠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9.05.28 15: 57

"돌아온 걸 환영하는 편이야~"
팬들은 반응은 놀랍도록 열렬했다. '은퇴 번복'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를 그대로 달궈 버렸다. 그의 합류를 고대했던 KT 팬들은 물론이었고, 그의 활약을 오랜 시간 지켜봐 왔던 타 팀의 팬들도 역시 그의 용기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 그는 바로 LOL 1세대 프로게이머로 LCK 대표 원거리 딜러인 '프레이' 김종인이었다. 지난 20일 KT가 공식 SNS를 통해 전한 김종인의 합류 소식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KT는 "은퇴 선언을 번복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선수로의 열정을 보이기로 결정한 '프레이' 선수의 성공적인 복귀와 서머의 KT 롤스터를 위해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 드리겠습니다"라는 글로 한 식구가 된 김종인의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종인 역시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 20일 KT에 합류해서 서머 스플릿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OSEN은 22일 서울 양재동 KT 연습실에서 한 달 만에 은퇴 결정을 뒤로 미루고, 돌아오기로 결심한 계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종인은 지난해 스토브리그 이후 6개월간의 공백기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복귀에 대한 자신감을 들려줬다.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킹존을 떠나 자유계약 신분의 선수가 됐다. 그러나 새로운 팀과 계약을 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신이 팀을 선택하지 못했다. 락스의 전신인 GE 타이거즈에 들어갈 당시 가져간 공백기 이후 두 번째 공백기를 겪게 되는 순간이었다. 여기다가 지난 달에는 개인방송에서 복귀 대신 은퇴를 선언하면서 프로게이머와 다른 인생을 걷겠다는 입장까지 전했다. 
도대체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김종인은 "킹존에서 나오고 나서 지난 달 선언할 때까지 휴식을 취해왔다. 지난 2012년에 데뷔해서 그 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생활이 힘들고 고단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다. 정말 편했다. 백수로 살아가는 기분이 마치 사람 사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웃음). 아마도 이런 선택을 하기에는 작년 서머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컸다. 프로게이머는 결과로 말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아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력 면에서 부족하다고 인정했다"면서 "그러나 자존심이 다치고, 나 스스로 '쉬어야 하지 않냐'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자발적으로 칩거 생활을 했던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KT 이외에 다른 팀들 특히 해외 지역 팀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던 그에게 시선을 해외로 돌릴 수 있지 않았냐고 묻자 김종인은 "해외에 대한 무서움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LCK에서 도장 찍을 용기가 없다면 '하지 않겠다'라고 마음먹어서 해외 제안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KT 김종인 /sunday@osen.co.kr
KT의 2019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성적은 4승 14패 9위. 이전 시즌 LCK 디펜딩 챔피언과 롤드컵 8강에 간 팀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었다. 스토브리그 KT의 퍼즐 조각에는 '프레이' 김종인이 있었지만, 그의 이름을 스프링 시즌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승강전까지 치르고 난 이후 KT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퍼즐 맞추기에 나섰다. 열 차례가 넘는 방문에 김종인 역시 마음을 돌리고 말았다. 김종인은 마음을 돌릴 수 있게 했던 오창종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KT와 지난 겨울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이점에 대해서는 KT쪽에 너무 죄송한 마음이 크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시는 점들이 돈이었는데, 결단코 아니다. KT는 적극적이었다. 너무 많이 와주셔서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당시에는 내가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하기에는 금액보다 마음이 움직인 게 먼저였다.
주기적으로 계속 만났었다. 삼국지의 삼고초려는 '저리 가라'였다. 10번 이상 만나면서 '우리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잘할 수 있다' 등 계속 용기가 날 수 있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 프로게이머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다른 길을 빨리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시간을 달라'며 완곡한 거절에도 계속 찾아오셔서 확실하게 선을 긋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오창종 감독님이 은퇴를 하고 나서도 연락을 주셔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씀과 함께 근황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KT 김종인 /sunday@osen.co.kr
KT가 주는 안정감도 그의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김종인의 설명. KT 사무국에서도 김종인이 안정적인 지원 아래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인방송에서 브론즈부터 시작해서 챌린저까지 티어를 올리는 과정을 보이며 여전한 실력을 보였던 김종인은 "당연할 것 아닌가.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물론 오라 쉬면서 부족한 점은 있다. 나 역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이머로서 부족한 점을 느끼고, 보완하려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라고 김종인다운 자신감 있는 대답을 전했다.
 '스멥' 송경호, '비디디' 곽보성 등 이전 팀 동료들과 오랜기간 상대 팀에서 얼굴을 익혔던 '스코어' 고동빈, '눈꽃' 노회종 등 동료들과 함께 서머 스플릿에 나선다. 김종인은 "알람 없는 호화로운 백수 생활이 끝나고 다시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조금은 피곤하지만, 다시 하는 데 있어서 즐거움이 많았으면 한다. 멤버들도 익숙하고, 코치진에게도 믿음이 있다"라고 새로운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면서 "프로게이머를 다시 하는 꿈을 정말 많이 꿨다. 그 꿈은 극적으로 우승을 해서, 롤드컵에 가고 우승하는 기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과정들이다. 그렇지만 내가 있는 팀은 반드시 우승했다. 아무리 못해도 3위 안에는 들어가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KT 김종인 /sunday@osen.co.kr
마지막으로 김종인은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걸 깨닫게 됐다. 정말 다시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소통을 하고 싶었고, 경기장에서 뛰고 싶었다. 평소 이미지를 유쾌하게 보셔서 '은퇴하고 복귀'라는 해프닝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 드린 것 같아 만족스럽지만, 더 큰 승리라는 기쁨을 팬들께 드리고 만나고 싶다"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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