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쿠바에서 탈출한 푸이그는 LA 다저스와 7년 4200만 달러(약 500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13년 류현진과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고 104경기 타율 3할1푼9리(382타수 122안타) 19홈런 42타점 66득점 11도루를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신인왕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고 MVP 투표에서도 15위에 올랐다.
2014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좋은 활약을 했지만 이후 활약은 데뷔 시즌의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저스에서 뛴 6년 동안 푸이그가 기록한 성적은 712경기 타율 2할7푼9리(2460타수 686안타) 108홈런 331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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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는 결국 FA를 앞두고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트레이드 자체는 푸이그에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신시내티의 홈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가 타자 친화구장이기 때문이다. 시즌 전 푸이그는 MVP를 바라볼 수도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푸이그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29일까지(이하 한국시간) 51경기 타율 2할2푼(191타수 42안타) 10홈런 31타점을 기록중이다. 푸이그가 이전에 기록한 가장 낮은 OPS는 2016년 0.740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0.658으로 커리어 로우다.
엄청난 운동 능력으로 경기장에서 화려한 플레이와 강렬한 파워를 과시하는 푸이그는 ‘야생마’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트를 핥는 모습, 독특한 헤어스타일, 라이벌들과의 설전 등 악동의 모습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시즌은 이미 1/3 가량 지나갔다. 푸이그는 남은 시즌 동안 반등할 수 있을까. 현재 푸이그에게는 반등 가능성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푸이그는 야생마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파워풀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당연히 빠른 공에 강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스탯캐스트가 공식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푸이그의 패스트볼 계열 구종(포심, 투심, 커터, 싱커) 상대 타율은 2할7푼4리(900타수 247안타)로 나머지 구종 상대 타율 2할4푼8리(614타수 152안타)보다 높다. 타율만 보면 푸이그의 이미지가 잘 들어맞는 셈이다.
하지만 장타율을 보면 패스트볼 계열 상대 0.429, 나머지 구종 0.520으로 오히려 패스트볼 계열보다 변화구 계열 구종에 강했다. 거기에 리그 평균 성적을 보면 푸이그가 변화구를 더 잘 쳤다는 것을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패스트볼 계열 구종의 리그 평균 타율은 2할7푼4리로 푸이그의 성적과 일치한다. 반면 나머지 구종의 평균 타율은 2할2푼2리로 푸이그의 성적이 더 좋다. 장타율 역시 패스트볼 계열(푸이그 0.429/리그 0.449)은 리그 평균을 밑돌았지만 나머지 구종(푸이그 0.520/리그 0.363)에서는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그런데 푸이그는 올 시즌 오히려 패스트볼 계열을 상대로 더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푸이그의 패스트볼 계열 상대 기대타율(타구각도, 타구속도, 타자속도 등을 고려해 예샹되는 타율을 나타내는 지표)은 2할9푼8리로 3할에 육박한다. 500구 이상 소화한 타자 239명 중 72위를 기록했다. 기대장타율 역시 0.543으로 71위에 올랐다.
반면 실제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122타수 31안타), 장타율 0.418에 그쳤다. 푸이그는 기대타율과 실제 타율의 차이를 비교했을 때 500구 이상 기록한 타자 239명 중 20번째로 손해를 많이 봤다. 장타율에서는 9번째로 손해를 많이 본 타자였다.
정리하자면 푸이그는 올 시즌 패스트볼 계열을 상대로 예년보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실제 성적은 하락했다. 어느정도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5월 들어 실제 성적이 기대성적을 따라가면서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푸이그가 5월에 패스트볼 계열을 상대로 기록한 타율은 2할9푼(62타수 18안타), 장타율은 0.484로 높아졌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푸이그는 당초 기대했던 활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변화구에 전혀 대처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푸이그는 올 시즌 비교적 약점이었던 패스트볼 계열 구종을 잘 공략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구종에 대해서는 오히려 심각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변화구 계열 구종(슬라이더, 커브, 너클커브, 너클볼, 이퓨스) 상대 타율은 1할2푼8리(39타수 5안타),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스플리터, 포크, 체인지업, 스크류볼) 상대 타율은 7푼7리(13타수 1안타)로 급격히 낮아졌다.
올 시즌 푸이그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공에 스윙한 비율은 35.3%로 지난 시즌 27.0% 보다 8.3% 높아졌다. 특히 바깥쪽 낮은 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스윙한 비율은 40%, 헛스윙 비율은 62%에 달했다.
또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높은 코스에 공에도 헛스윙 비율이 50%를 기록했다. 푸이그는 몸 쪽과 바깥 쪽 코스를 가리는 타자가 아니었지만 올 시즌에는 바깥쪽 코스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패스트볼 계열 공들을 아무리 잘 때려낸다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푸이그는 악동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경기장에서 푸이그만큼 짜릿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도 많지 않다. 신시내티 이적 후 처음으로 만난 친정팀 다저스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스타성도 뛰어나다. 팀에게나 팬에게나 매력적인 선수인 푸이그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