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투 하트' 최용수-박동진, "고맙다"-"고맙습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5.29 13: 01

"야! 박동진. 임마!".
지난 2월 FC 서울의 동계 전지훈련이 열린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의 축구장에서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최용수 감독이 공격수로 변신한 박동진에게 끊임없이 지도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수비수로 뛰었던 박동진은 올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훈련 파트너로 참가한 괌 전지훈련에서 박동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최용수 감독은 그를 공격수로 변신 시켰다. 외국인 공격수 영입이 어려운 가운데 내린 결정이었다. 
페시치를 영입했지만 최 감독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박동진은 공격수로 전지훈련을 펼쳤다. 특히 최용수 감독은 저돌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박동진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감정 컨트롤을 쉽게 해내지 못하는 박동진을 통제하기 위해 최용수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끊임없이 지적했다. 필요하면 육두문자까지 쓰면서 그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이 시작된 후 박동진은 최 감독이 필요한 순간 나타났다. 저돌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성남전 선제골을 터트리기 전 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던 박동진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성남 원정 경기서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됐고 전북과 원정경기서는 저돌적인 헤더 패스로 페시치의 동점골을 돕기도 했다.
저돌적인 경기 모습과 다르게 박동진은 순수하다. 빼어난 말 솜씨도 없다. 28일 골을 넣고 가진 공식 인터뷰서도 최용수 감독의 성대모사를 했지만 대부분 인식하지 못했다. 박동진은 최용수 감독께 인사를 부탁하자 짧게 말했다. 그러나 진심이 담겨 있었다. 
"500승을 앞둔 경기에 선발 출전 시켜 주셔서 감사하다. 너무나 감사한게 많아 가지고...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하시는 말씀 다 맞는다. 거기에 충실히 임하겠다".
박동진에게 험한 말도 아끼지 않았던 최용수 감독도 그가 잘 따라오자 많이 변했다. 최용수 감독에게 박동진에 대한 영상편지를 부탁하자 부드럽게 말했다. 
"500승을 하는데 중요한 골을 넣어 고맙다. 배운다는 자세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성공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만 해라. 노력하고 더 발전하는 동진이가 됐으면 좋겠다.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어 고맙다. 앞으로 더 열심해 해야 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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