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L 결승전 망치는 UEFA의 막장 행정...'역겨운 결정이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5.29 16: 18

첼시-아스날이 유럽 대회 결승서 맞붙는다. 하지만 경기보다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막장 행정으로 인한 불만만 커지고 있다.
아스날과 첼시는 오는 30일 오전 4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가진다.
첼시는 이미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확보했다. 반면 아스날은 우승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도 유로파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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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스날이 UEL 결승에 오른 순간부터 잡음이 생겼다. 바로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국적(아르메니안) 때문. 결승전이 열리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안은 단순한 이웃이 아닌 철천지 원수이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안은 1917년 러시아 제국에서 독립한 이래 100년 가까이 꾸준하게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6년에 소규모 교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스날 구단은 UEL 결승 진출이 확정된 이후 UEFA와 아제르바이잔에 미키타리안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미키타리안은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나 안전상의 이유로 아제르바이잔 원정을 참여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아스날의 요청을 받아 들인 UEFA와 아제르바이잔 정부 당국은 안전 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미키타리안은 가족과 회의를 통해 "결승에 못갈 것 같다. 이러한 기회를 놓쳐 너무나 아쉽다"라며 결승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축구계 내외에서 UEFA를 향한 엄청난 비판이 이어졌다. 아스날의 상징 아르센 웽거 감독이 직접 "요새 시대에 정치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UEFA의 무리한 결승 장소 선정을 비판했다.
[사진] SNS.
UEFA의 막장 행정은 이어졌다. 아스날 선수단이 훈련장서 함께 하지 못한 미키타리안을 기리기 위한 훈련복을 입으려 하자 규정을 이유로 막아섰다. 
아스날을 응원하기 위해 바쿠를 방문한 팬들 역시 불쾌한 경험을 체험했다. SNS에서 올라온 동영상에서 한 아스날 팬은 미키타리안의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아제르바이잔 경찰의 불심 검문을 받았다.
한 트위터리안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아스날 팬이 미키타리안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검문을 받는 도시다. UEFA의 역겨운 결정으로 인해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서 결승전이 열린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UEFA는 결승전 장소 선정을 정당화하고 있다 UEFA의 알렉산드로 체페린 회장이 직접 지난 27일 독일 '슈피젤'과 인터뷰서 "사람들이 살기 때문이 결승전을 여는 것이다"고 자신들의 결정을 옹호한 상태다.
체페린 회장은 "아제르바이잔 사람들 역시 축구를 좋아한다. UEFA는 영국과 독일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곳에서 축구를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키타리안의 결승전 불참에 대해서 체페린 회장은 "아제르바이잔 정부 당국이 철저한 안전을 보장했지만, 선수 개인이 안 온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인 프랑스에서도 유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정권은 세습 독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인권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체페린 회장은 "아제르바이잔의 인권이 문제이긴 하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는 인권 문제가 없는가? 고작 인권때문에 바쿠의 축구 팬들이 축구를 볼 자격이 없냐고 생각하냐"고 궤변을 늘어놨다.
선수와 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장소 선정으로 UEL 결승전은 경기보다는 외적인 요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상태다. UEFA의 막장 행정이 만든 안타까운 현실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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