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트레이닝 파트의 기 좀 살려주십쇼.”
지난 29일 창원 롯데전에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그리고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호수비로 수훈선수가 된 NC 박석민이 취재진을 향해 거듭 당부한 말이다.
사실 박석민이 이렇게 팀의 트레이닝 파트를 챙기는 이유는 멀리 있지 않다. 올해 NC는 시즌 시작과 동시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서도 백업 선수들의 200%활약으로 공백을 채우며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지만,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구단 트레이닝 파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부상 부위들 역시 근육 부상에 집중되어 있었다. 올해 구단 트레이닝 파트를 전면 개편한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었고, 근육 부상의 결과를 트레이닝 파트의 부족한 케어로 보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박석민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신을 괴롭히던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전념하느라 스프링캠프부터 1군과 함께하지 못했다. 올해 시즌 도중에는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발목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강한 시즌을 보낸 박석민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기에 잦은 부상은 커지는 우려와 비례했다.
하지만 현재 박석민은 통증을 훌훌 털어내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5일 다시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와 4경기 연속 안타 포함해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타율 3할8리(120타수 37안타) 8홈런 28타점 OPS 0.985로 제몫을 해주고 있다.
그는 지금의 활약을 트레이닝 파트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1군과 퓨처스팀, 그리고 재활군까지 모든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셨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면서 “그 분들 덕분에 지금 몸 상태가 가볍고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몸 상태도 가볍고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간의 목소리에 대해 자신의 활약을 근거로 트레이닝 파트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트레이닝 파트의 기 좀 살려달라”라고 취재진을 향해 당부를 하면서 음지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트레이닝 파트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장인 나성범도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됐고, 팀 내에서는 중고참에 속하지만 여전히 20대로 풋풋한 박민우가 임시 주장을 맏고 있는 NC다. 선수단 자체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 하지만, 어려진 선수단 속에서도 베테랑의 역할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자기 자신만 신경 쓰지 않고 시야를 넓혀서 선수단 전체, 그리고 선수단을 지원하는 모든 스태프까지 챙기는 책임감이 필요했다. 다소 의기소침할 수 있던 트레이닝파트를 챙기는 몫은 결국 베테랑 박석민의 몫이었다.
이제 NC 선수로서 4년 차. 팀에 기여한 시간보다 기여하지 못한 시간이 더 많았던 과거의 박석민이었던 만큼 이젠 그 책임감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라운드 밖에서도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