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잉 화나게 한 4연속 견제구…7연속 견제구도 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5.31 05: 32

투수의 견제구는 제한이 없다. KBO 스피드업 관련 규정에선 ‘투수는 불필요한 견제구를 자제한다’고 명시된 것이 전부. ‘불필요한’이란 의미는 이해 당사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견제는 주자를 묶기 위한 투수의 고유권한인 것은 틀림없다. 
30일 대전 KIA-한화전에선 견제구와 관련해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KIA가 3-2로 앞선 8회말 1사 1루. 한화 김태균 타석 때 KIA 투수 전상현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6구째 투구에 앞서 전상현은 1루를 향해 4연속 견제구를 던졌다. 
앞선 5구째 투구에 앞서 호잉이 2루 도루를 시도한 만큼 전상현으로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그런데 4연속 견제구에 1루로 귀루하며 땀을 훔치던 호잉도 짜증이 많이 난 모습이었다. 4연속 견제구 이후 전상현을 바라보며 홈을 가리켜 무언가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제라드 호잉. / eastsea@osen.co.kr

견제 대신 투구를 하라는 의미였다. 4연속 견제구도 보기 드물지만 주자가 대놓고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더욱 보기 드물었다. 전상현은 6~7구 연속 파울이 나온 이후 호잉에게 다시 한 번 견제구를 던졌다. 1루수 김주찬의 미트를 스친 공이 호잉의 헬멧을 맞기도 했다. 
김태균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양성우 타석 때 호잉의 2루 도루 실패로 한화의 8회말이 끝났다. 호잉은 이닝 종료 후 심판들과 언쟁을 벌이며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다.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집요한 견제구가 호잉의 감정을 격하게 만든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4연속 견제구는 약과다. 지난 2017년 6월10일 NC 투수 에릭 해커는 마산 KT전에서 5회초 2사 1루에서 발 빠른 주자 이대형에게 7연속 견제구를 던졌다. 6연속 견제구 이후 주심으로부터 주의를 받았지만 또 1루로 던지며 7연속 견제구를 뿌렸다. 주자 이대형은 미소만 지었다. 
2014년 5월21일에는 KIA 양현종이 광주 LG전에서 4회말 2사 1루에서 주자 박용택에게 7연속 견제구를 했다. 6연속 견제구 이후 주심이 주의를 했지만 양현종은 다시 1루로 던져 7연속 견제구를 기록했다. 그러자 당시 양상문 LG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에게 어필하기도 했다. 주자 박용택은 웃으며 넘어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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