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베테랑 선수들이 대오각성을 했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출범 이후 10승2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든 수치가 정상화를 말하고 있다. 12경기 평균자책점 2.61를 기록했다. 팀 타율은 3할8리, 팀 득점은 71점이다. 모두 1~2위의 기록이다. 17개 적자로 시작한 승패 마진도 9개로 줄어들었다. 투타 모두 강팀 모드이다.
마운드의 힘이 세졌다. 선발 양현종은 5월 5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0.77 극강의 에이스 투구를 하고 있다. 제이콥 터너는 대행 체제 3경기에서 완투 포함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22이닝 2자책점에 그쳤다. 3경기 ERA가 0.82이다. 윌랜드도 최근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들이 잘 돌아가고 젊은 불펜이 점수를 지켜주는 선순환 마운드가 구축됐다.

또 하나는 베테랑 타자들의 대오각성이다. 대행 체제 성적만 보자. 최형우는 타율 3할4푼8리,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더 달라졌다. 김선빈은 4할4푼4리, 4타점, 5득점의 우등생으로 돌아왔다. 안치홍은 3할6푼7리, 11타점, 6득점의 해결사로 돌아왔다. 1할대의 득점권 타율이 이 기간에는 5할로 치솟았다.
무기력한 타격과 부상으로 인해 2군에 내려갔던 김주찬은 1군에 복귀하자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회복을 알렸다. 나지완은 대타로만 출전하며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홈런 1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원준도 1군에 올라와 10경기에서 3할7푼5리로 힘을 보태고 있다.
KIA가 개막부터 뒷걸음한 이유는 해주어야 할 베테랑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김기태 전 감독이 사퇴하고 대행 체제가 되면서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박 감독대행도 "베테랑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기회를 주겠지만 안되면 강제 리빌딩을 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사실상 베테랑들이 대오 각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주변 상황이었고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찬호, 이창진, 최원준, 신범수 등 젊은 선수들과 어우러지며 신구의 조화 효과도 나오고 있다. 꼴찌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이 이루어진 것도 베테랑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집단 스포츠는 베테랑들이 중요하다.승부처에서 듬직한 플레이를 하고 젊은 선수들을 이끈다. KIA는 초반 베테랑들이 부진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마운드 붕괴까지 겹치며 무기력한 플레이로 이어졌다. KIA는 우여곡절 끝에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베테랑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