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달라질까? 초절정 KIA 설명하는 '키워드 3' [오!쎈 체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6.01 12: 01

달라져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요즘 KIA 타이거즈를 보는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5월 31일 현재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11승2패. 17개의 승패 적자가 순식간에 8개로 줄어들었다. 무기력한 꼴찌에서 공동 6위로 점프했다. 투수면 투수, 야수면 야수 모두 근성 넘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더그아웃은 활기가 가득하다. 2017 우승을 함께 이루었던 김기태 전 감독이 사퇴하고 1군 투타 코치도 바뀌는 등 환경이 달라졌다. 전임 감독에게만 미룰 수 없는 공동의 책임감과 팬들에 대한 부채 의식, 박 감독대행의 정확한 진단과 해법도 통하고 있다. 확 달라진 KIA를 설명하는 3개의 키워드가 있다. 
▲속전속결 정면승부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5월 31일 키움과의 광주 경기에서 3-2로 승리하고 마운드 근처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rumi@osen.co.kr

마운드에서 투수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속전속결 정면승부이다. 초구부터 가운데를 보고 던진다. 볼카운트가 유리하다고 해서 유인구가 아니다. 바로 승부로 들어간다. 볼배합이 대단히 공격적이다. 박흥식 감독대행과 서재응은 투수코치는 "안타를 맞아도 좋다. 볼넷은 정말 싫다. 3구 삼진을 좋아한다"는 주문을 했다. 사실 이런 말은 모든 지도자들이 한다. 타이밍이 비장했다. 수장인 감독이 그만두었다. 구성원 모두가 각성하는 시점이었다. 어떤 말이든 실천율이 높아진다. 
이런 적극적인 승부는 베테랑 영건 모두 마찬가지다. 에이스 양현종이 몸소 시범을 보이며 5월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6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했다. 마운드 지표도 극적으로 바뀌었다. 대행 기간 평균자책점 2.56은 리그 2위이다. 투구수와 볼넷도 줄었다. 9이닝당 볼넷도 2.56개로 격감했다. 3~4월은 4.99개, 꼴찌였다. 이닝당 투구수 15.5개, 최소 1위이다. 대행 이전은 17.9개, 9위였다. 선발이 강해지고 젊은 불펜은 최강의 성적을 내고 있다.  
KIA 터커의 중견수 앞 선취 1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은 김주찬이 덕아웃에서 박흥식 감독 대행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무한근성 전력질주 
베테랑 타자들의 눈빛과 몸놀림이 달라졌다. 젊은 선수들은 개막 초반부터 악착같이 했다. 모처럼 기회가 왔으니 자리를 잡으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베테랑 타자들의 움직임은 한없이 무거웠다.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타석과 루상에서 근성이 없었다. 타구의 질도 다른 팀 타자들과 달리 강도가 약했다. 정타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장면이 잦았다. 9연패 꼴찌의 이유였다. 
이제는 기습번트 안타를 시도하기도 하고 루상에서 전력질주하하고 있다. 타석에서 집요함이 생겼다. 타율, 출루율, 도루 모두 급상승했다. 최형우는 최근 경기에서 2루에 도달하다 상대 외야수가 볼을 펌볼하자 그대로 3루까지 달리려다 미끄러졌다. "예전 같으면 (애매하면) 2루에서 멈췄을 것"이라는 코치진의 말이다. 그만큼 적극성이 생겼다는 말이다. "베테랑들도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보여라. 잘되지 않으면 강제 리빌딩(2군 강등) 하겠다"는 박 감독대행의 주문이 제대로 먹혔다.  
KIA 에이스 야현종이 경기를 마치고 꼬마팬에게 자신의 목걸이를 주고 있다./ rumi@osen.co.kr
▲팬심우선 프로의식
KIA는 개막 초반은 버텼으나 4월 중순 사직 3연패를 기점으로 날개없이 추락했다. 팬들도 등을 돌렸고 비난이 쏟아졌다. 김기태 전 감독은 임기 1년 7개 월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났다. 다음의 화살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했던 베테랑 선수들을 향했다. 상당한 연봉을 받으면서 제몫을 못했으니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졸전 끝에 대패하자 어느 팬은 야구장을 떠나면서 구단 직원에게 "팬들에게 미안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장 뼈아픈 말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는 법률상 개인 사업자이다. 실력을 보여야 대가가 주어진다. 팬의 인기도 결국은 실적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프로들은 철저한 준비를 거쳐 팬의 마음을 잡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러나 팬을 생각하지 않는 몇몇 플레이가 보였다. 돈을 지불하고 찾아온 고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박흥식 감독대행이 가장 강도 높게 주문한 대목이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고 팬들을 위해 최선의 플레이를 다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프로 의식이다"라는 말을 했다. 프로답게 기본을 지키자는 주문이었다. 
박 감독대행은 "모두 힘든 시기를 겪었다. 대행을 맡으면서 선수들에게 주문했던 내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베테랑들이나 젊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나이든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잘 하고 있다. 투수는 빠른 승부, 달리는 야구와 수비도 한층 좋아지고 있다. 계속 팬들에게 다가서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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