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원’의 사나이에게 맞은 아찔한 한 방. 그러나 '신인'의 한 방이 더 극적이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잡고 잡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다저스가 3회말 선취점을 냈지만, 4회초 필라델피아가 곧바로 한 점을 따라 붙었다.

5회말과 7회말 다저스가 각각 한 점씩을 더하며 승기를 잡는 것 같았지만, ‘3700억원의 사나이’ 브라이스 하퍼의 한 방이 분위기를 바꿨다. 하퍼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13년 3억 3000만달러(약 390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야유를 들으며 매 타석에 들어선 하퍼는 전날(1일)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날 첫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초 공격의 포문을 여는 안타 뒤 득점에 성공한 하퍼는 8회초에는 훌리오 유리아스의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하퍼의 시즌 11호 홈런.
이 홈런으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클레이튼 커쇼의 시즌 6승은 날아갔고, 두 팀은 3-3 균형을 맞췄다.
필라델피아로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 ‘안방마님’ 윌 스미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스미스는 지난달 28일 오스틴 반스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 첫 선을 보인 신인으로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유망주다.
9회말 1사에 타석에 들어선 스미스는 필라델피아의 투수 엑토르 네리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존 낮게 들어온 스프린터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좌익수 닉 윌리암스가 따라가 점프를 해봤지만,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경기 출장 만에 나온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스미스는 “모든 것이 멈춰있던 것 같다”라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다”라며 자신의 첫 홈런에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