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펄펄’ 양의지, 125억 원이 아깝지 않은 최고의 영입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6.03 05: 50

[OSEN=잠실, 길준영 인턴기자]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연타석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면서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입증했다.
양의지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번 포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0-1로 뒤지던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든 양의지는 2-1로 앞선 3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3-1을 만들었다. 양의지의 활약으로 NC는 4-1로 승리해 3연패에서 벗어났다.
NC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FA 최대어였던 양의지에게 4년 125억 원을 투자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년 150억 원)에 이어 역대 FA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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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올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자신을 영입한 것이 틀린 선택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53경기 타율 3할7푼9리(174타수 66안타) 12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타격 실력을 뽐냈다. 리그에서 타율 1위, 홈런 공동 2위, 타점 공동 10위, OPS(1.129)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의지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점은 포수라는 포지션이다. 포수는 수비가 가장 중요시 되는 포지션이다. 타격이 좋지 않더라도 뛰어난 수비력만 갖추고 있다면 주전선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수비가 중요하다.
당연히 안정적인 수비와 강력한 타격을 두루 갖춘 포수는 찾기 어렵다. 특히 최근 몇년간 지속되던 타고투저가 완화되면서 공격력이 좋은 포수는 더 찾기 어려워졌다.
양의지는 포수 중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선수다. 포수라는 포지션을 빼고 보더라도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다. 이 정도의 타격능력을 갖춘 포수는 KBO리그 전체 역사를 통틀어보더라도 많지 않다. 
올 시즌 KBO리그 포수들을 보면 양의지를 제외하고 50타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OPS가 0.900을 넘기는 포수조차 한 명도 없다. OPS 0.800을 넘는 포수는 2명이 있었는데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0.899)과 두산 베어스 박세혁(0.825)이다. 
NC는 이러한 희귀포지션에서 나온 FA 최대어에게 통크게 배팅했다. 양의지는 KBO리그에서 대체불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4번타자 등은 어떻게든 원한다면 대체선수를 영입할 수 있지만 양의지처럼 리그 최고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포수는 영입할 수 없다. 양의지 외에는 이런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4시즌이 끝나고 두산 베어스가 FA 시장에서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영입했을 때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시장 상황을 보면 장원준 정도의 선발투수는 당분간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장원준을 놓치면 이후에는 자금을 아무리 투자해도 뛰어난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영입할 수 있는 수준급 선발투수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산은 장원준의 활약으로 두 차례 한국 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FA시장에 나오는 선수 자체가 적은 KBO리그 특성상 한 번 어떤 선수를 놓치면 다시 비슷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NC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역대급 금액을 아끼지 않고 투자해 양의지를 영입했다. 그리고 양의지는 고액연봉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때로는 비싸다고 생각한 것이 가장 싼 방법일 때가 있다. 양의지가 바로 그렇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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