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23, 대방건설)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메이저 대회 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약 65억 5,000만 원,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1억 9,000만 원)에서 또 한 장의 역사를 썼다. 한국선수 10번째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고, LPGA 투어 첫 우승컵을 US여자오픈에서 들어 올린 6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정은의 우승 시나리오는 한국시간 3일 새벽,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컨트리클럽(파71/6,535야드)에서 벌어진 최종라운드 후반홀을 시작하면서 구체화 됐다.
앞서 펼쳐진 3일간의 라운드와 전반 9개홀은 오로지 10~12번홀의 ‘거짓말 같은 국면 대전환’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사진]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힘차게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이정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6/03/201906030742776698_5cf45209c8c8f.jpg)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에 뛰어 든 선수로는 프랑스의 셀린 부띠에, 미국의 제이 마리 그린, 미국의 렉시 톰슨이 꼽혔다. 부띠에가 7언더파, 그린과 톰슨이 6언더파, 그리고 이정은이 5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전반 나인을 끝냈을 때 부티에는 한 타를 잃어 6언더파, 그린은 버디 2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톰슨도 한 타를 잃어 5언더파가 돼 있었다. 이정은도 1번홀 보기, 2번홀 버디로 5언더파를 유지했다.
파4 10번홀에서 이정은에게 좋은 신호가 왔다. 그린 바깥에서 부드럽게 올린 칩샷(세 번째 샷)이 깃대를 맞고 홀컵 곁에 떨어졌다. 자칫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기분좋게 파세이브를 했다. 상승 국면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신호탄이었다.
이어진 파3 11번홀에서는 티샷이 적절하게 백스핀이 걸리면서 홀핀 가까이 왔고, 파4 12번홀에서도 세컨드샷이 버디 잡기 딱 좋은 거리에 떨어졌다. 11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되고, 12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정은만 잘했다면 국면의 대전환이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경쟁자들은 일제히 하강 국면으로 돌아섰다. 부띠에는 파3 11번홀의 까다로운 그린을 극복하지 못해 보기를 기록했고, 톰슨은 11번홀 벙커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제이 마리 그린은 어프로치에서 약점을 보이며 파4 12번홀에서 타수를 잃었다.
남은 것은 이정은이 몇 타차로 우승하느냐의 문제였다. 이정은은 파5 15번홀 버디로 경쟁자들을 3타차까지 따돌렸다. 16번홀 이후 남은 3개홀은 난이도로 볼 때 타수를 잘 지키는 일이 중요했다. 이정은에게도 어려운 홀들이었다. 16번,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그래도 이정은에게는 10~12번홀에서의 국면 대전환 때 벌어 둔 타수차가 남아 있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의 스코어로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구는 대단한 역사를 써냈다.
이정은은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 박인비(2008·2013), 지은희(2009), 유소연(2011), 최나연(2012), 전인지(2015), 박성현(2017)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10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또한 김주연 박인비 유소연 전인지 박성현에 이어 LPGA 투어 첫 우승을 US여자오픈에서 이룬 6번째 한국 선수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