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PBA 역사적 첫 승은 강동궁과 신정주에게 돌아갔다.
강동궁은 3일 오후 고양시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PBA 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첫 대회(128강전)에서 24이닝만에 신정주와 나란히 116점을 기록, 박덕영(88점)과 고경남(76점)을 물리치고 6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강동궁과 신정주는 PBA 사상 첫 대회에서 첫 승리를 올린 선수로 남게 됐다. 무엇보다 정상급 기량을 지닌 강동궁은 시간이 초과되는 파울까지 범할 정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여 흥미를 모았다.
![[사진]PBA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6/03/201906031639777430_5cf4d726a32c7.jpeg)
강동궁은 프로로서 첫 경기를 마친 것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고 준비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많은 연습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그래서인지 긴장도 많이 됐고 팔과 어깨 근육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동궁이 느낀 프로 첫 대회 분위기는 어땠을까. 그는 "그동안 이런 분위기는 4강이나 결승 때나 겪을 수 있었다. 첫 경기부터 많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 많은 선수들과 총재님, PBA 관계자분들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경기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생각보다 잘 안풀렸다"고 웃어보였다.
뱅킹샷 혹은 빈쿠션일 때 2점이 올라가는 룰과 30초룰에 대해서는 "25년 동안 당구를 쳤는데 시간 파울을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면서 "서바이벌 방식은 이미 경험을 해봤지만 계속 시간을 보게 되더라. 초반에 난구가 많아 경직되기도 했다. 2점제는 한 번 맞기 시작하면 잘칠 것 같은데 시도를 많이 했지만 많이 빗나갔다"고 긴장됐던 프로 데뷔전을 돌아봤다.
특히 강동궁은 2점제에 대해 "처음 2점제 규정을 듣고 별로 좋지 않았다. 원래 공격과 수비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연습을 하면서보니 상대에게 뒷공을 편하게 줄 수 있는 공이 많이 서더라"면서 "지금까지 쳐왔던 것보다는 수비에 치중해서 연습했다. 2점을 많이 쳐서 좋지만 많이 허용하니까 쉽지 않더라"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동궁은 프로로서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동궁은 "그동안 너무 정숙된 분위기에서 하다가 이런 대회를 치르니 너무 좋다. 산만한 것이 내겐 괜찮다"면서 "관중들과 시청자들에게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잘 안풀렸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잘 맞고 있을 때 멋있는 샷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동궁은 자신은 물론 팀동료들이 프로로서 마음가짐을 달리해주길 바랐다. 강동궁은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바꿔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처럼 쇼맨십도 하고 관중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한다. 저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관중과 TV를 통해 각자 생각했던 모션이나 세리머니를 했으면 한다. 물론 너무 과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프로라면 그런 선수도 있고 많이 튀는 선수가 있으면 좋겠다. 상대도 그런 것을 이겨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본다. 세리머니는 기분 나빠질 정도만 아니면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강동궁은 최근 미디어데이 때 뭔가 보여준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날 정작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강동궁은 "그 때 내가 말 실수를 했다"고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친 뒤 "내가 원래 의욕이 많이 앞서는 스타일이다. 오늘 보여주고 싶었는데 처음엔 잘되는 분위기로 안가더라. 일단 보여주는 분위기보다 올라가야겠다고 소심한 마음을 먹었다. 다음 게임은 열심히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미안함을 표시했다.
아마추어 선수들과 떨어져 프로로 전향한 것에 대해 "외롭다"는 말도 했다. 강동궁은 "늘 같이 하던 선수가 없어 기분이 좀 그렇다. 모든 대회에 선수들과 어울리고 했는데 외롭긴 하다. 하지만 선수들마다 각자 관념이 다르다. 당구는 오래하는 종목이다. 언젠가 빠른 시간 안에 함께 만나 경기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