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황태자 이정협, 벤투호 도전자로 돌아왔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6.04 05: 01

슈틸리케호 황태자였던 이정협(부산)이 벤투호의 도전자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축구대표팀의 6월 A매치 명단에 깜짝 인물이 승선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이정협이 1년 반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이다. 이정협은 2017년 12월 동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이정협은 올 시즌 K리그2(2부리그)서 7골(3위)을 터트리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다. 처음 왔을 때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과거도 지금도 항상 간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
1년 6개월의 세월이 지난 만큼 대표팀도 많은 것이 변했다. 현재 벤투호의 황태자는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소속팀과 대표팀서 연일 맹위를 떨치며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협은 둘도 없는 기회를 잡았다. 백업 공격수인 지동원(마인츠)이 부상으로 뽑히지 않았다. 이정협은 황의조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내가 의조보다 낫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그는 “의조는 워낙 좋은 선수다. 장점을 보고 배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은 욕심을 내려놓고 도전자의 자세로 돌아섰다. 그는 “벤투호 체제 후 처음 대표팀에 왔다. 황태자가 되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잘하려고 하기보단 팀에 녹아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이정협은 공격수임에도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훔쳤다. 2015 호주 아시안컵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도 했다.
이정협은 무명이었던 자신에게 태극마크를 안겨줬던 희생을 떠올렸다. “최전방서 적극적으로 수비수와 경합하고 동료를 위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주전 욕심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대표팀 밖에서 벤투호를 지켜본 이정협은 “선수들이 자신있게 하더라. 나도 훈련장과 경기장서 자신있게 하고 싶다. 출전 욕심보다는 팀 스타일을 파악해서 플레이를 맞추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 주장이자 명실상부한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은 이정협이 가진 무기 중 하나다. 그는 "흥민이는 월드 클래스 선수라 당연히 상대팀이 두려워 해야 할 선수”라며 “흥민이는 항상 잘했기에 나만 잘 준비하면 된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6월 A매치 2연전은 이정협 개인에게도 벤투호에도 의미가 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기존 주축 자원들의 합을 다지고 새 얼굴의 경쟁력도 점검해야 한다.
대표팀은 오는 7일 밤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서 호주와 격돌한 뒤 11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이란과 맞붙는다. 이란(FIFA랭킹 21위)과 호주(41위) 모두 한국(37위)과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상대들이라 내용과 결과 모두 중요한 일전이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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