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패스 오브 엑자일, 한국 시장 정착 가능성은?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19.06.04 12: 52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의 ‘디아블로2’가 흥행하며 국내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핵 앤 슬래시’ 장르. ‘디아블로3’ ‘로스트아크’ 또한 인기를 끌며 ‘핵 앤 슬래시’는 한국에선 대중적인 분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시장에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이하 GGG)의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이 뛰어들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오는 8일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 한국 론칭을 앞두고 있다. 정식 출시를 일주일 여 앞둔 지난 5월 30일 ‘패스 오브 엑자일’은 한 발 앞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전 플레이 서비스인 ‘프리 오픈’을 진행했다. ‘프리 오픈’ 이후 성적은 호황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지난 4일까지 총 15만 명의 회원을 모집했고, 매일 10만 명의 이용자들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게임트릭스 기준(2일) PC방 순위는 17위로 크게 상승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의 인상적인 성적은 예견된 결과다. ‘핵 앤 슬래시’ 장르는 한국에 출시될 때마다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 2012년 5월, ‘디아블로 3’는 왕십리역에서 정식 론칭 하루 전 한정판을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약 5000여명에 달했으며, 준비된 물량은 오전에 모두 팔렸다. 온라인 인기도 대단했다. 출시 직후 PC방 순위 1위를 차지한 ‘디아블로 3’는 3년만에 약 3000만장을 판매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 제공.

지난 2012년 왕십리에 운집한 디아블로3 팬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또한 서비스 초반 상당한 흥행을 과시했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첫날 동시접속자 25만명을 기록하고 하루 만에 국내 PC방 인기 순위 톱3에 올랐다. 많은 유저들은 몇만 명에 달하는 대기열, 우후죽순 늘어나는 서버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로스트아크의 질주에 낙수효과를 얻은 게임도 있다. ‘세컨드 게임’ 전략을 채택한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로스트아크의 대기열을 이용해 의미있는 실적을 기록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정식 출시 이후엔 더 높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빠르게 점유율이 감소했던 과거 ‘핵 앤 슬래시’ 게임들의 실패를 경계해야 한다. ‘디아블로 3’는 심각한 서버 문제와 오리지널의 밸런스 붕괴 등 여러 단점을 딛고 확장팩에서 부활에 성공했으나, 빠른 콘텐츠 소모 및 지루한 반복 작업으로 ‘수면제’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로스트아크’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밸런스 및 레이드 시스템 문제로 유저수 감소를 겪고 있던 ‘로스트아크’는 ‘레이드 즉시 완료권’을 출시하며 많은 유저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다. 유저들이 합심해 보스를 처치하는 레이드는 MMORPG의 콘텐츠 중 큰 축을 담당한다. 주로 좋은 성능의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서 활용된다. ‘레이드 즉시 완료권’으로 쉽게 아이템을 얻는다면, 많은 돈을 지불한 유저들만 높은 랭크에 올라설 수 있게 된다.
다행히 ‘패스 오브 엑자일’은 지난 2013년 출시 이후 ‘콘텐츠 소모’ 및 ‘Pay to win’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패스 오브 액자일’은 3개월 마다 변화하는 ‘시즌 시스템’으로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며, 캐시 아이템은 ‘창고’ 및 ‘능력치가 없는 코스튬’ 밖에 없다. 오히려 ‘패스 오브 엑자일’은 다른 문제에 봉착해 있다. 게임에 발을 붙이기 어렵다. 방대한 ‘패시브 맵’을 자랑하는데, 조금만 어긋나도 성능이 떨어지는 캐릭터가 된다. 인게임 채팅과 커뮤니티에서도 “잘못 키운 캐릭터는 다시 키우면 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유저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패스 오브 크리에이터’를 모집해 인터넷 방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핵 앤 슬래시’ 장르는 출시할 때마다 유저들에게 주목 받았지만, 인기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이 한국 시장 정착에 성공해 흥행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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