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재평가 되는 2009 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이 된 트라웃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6.04 13: 00

[OSEN=길준영 인턴기자]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면서 10년전 드래프트의 성패가 여실히 갈리고 있다.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타격, 파워, 스피드, 어깨, 주루를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의 완성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에도 56경기 타율 2할9푼8리(188타수 56안타) 14홈런 37타점 43득점 7도루로 맹활약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일(이하 한국시간)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오리건 주립대학교 포수 애들리 러치맨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전체 1순위 지명되는 영예를 얻었다. 

트라웃 역시 드래프트와 인연이 깊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트라웃이지만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은 커녕 상위 순번 지명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려 22개 팀이 24명의 선수를 지명하는 동안 트라웃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트라웃은 25순위에서야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트라웃을 지명한 에인절스조차 트라웃의 바로 앞 순번에서 랜달 그리척(24순위)을 지명했다.
트라웃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뉴저지주 고등학생 단일시즌 홈런 기록(18개)을 갈아치우며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 없이 뽐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야구 실력이 떨어져 저평가를 받는 뉴저지주 출신이었고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교와 장학금을 입학하기로 합의한 상황이었던데다가 상당한 계약금 요구한다는 소문 때문에 구단들은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재능을 그냥 지나쳤다. 
다른 구단들이 트라웃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해 그냥 지나친 것과 달리 에인절스는 트라웃을 향한 믿음을 가지고 그를 선택했다. 그리척을 먼저 지명하긴 했지만 어차피 에인절스가 24순위와 25순위에서 연달아 지명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순서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트라웃은 역대급 선수로 성장하면서 자신을 지나친 구단들을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트라웃보다 먼저 지명된 선수 24명 중 6명은 메이저리그 데뷔에 실패했다. 또한 트라웃의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68.3으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0.1)의 두 배가 넘는다. WAR 10을 넘긴 선수는 4명(스트라스버그, 마이크 마이너, 마이크 리크, A.J. 폴락)뿐이다. 상위 순번 9명의 WAR을 다 합해야 73.3으로 트라웃을 겨우 이길 수 있다. 
야구는 유망주의 성공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종목중 하나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라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육성을 필요로 하고 운동 능력이 좋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드래프트에서 구단들은 엄청난 행운이 따르기도, 최악의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드래프트에서 팀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유망주들을 선택했다. 이 선택이 정답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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