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서경석, '양희은의 5번째 남자'로 살아남은 이유(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6.04 16: 41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코미디언 서경석이 가수 양희은의 '여성시대' 진행 20주년 현장에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진중하고 통쾌한 언변으로 무게감을 주는 양희은의 옆에 재치로 경쾌함을 더하는 그가 있었다. 
MBC는 4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신사옥에서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이하 '여성시대') 양희은 진행 20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서경석은 이 자리에 양희은과 '여성시대'를 지키는 DJ로 참석했다. 
지난 1975년 '임국희의 여성살롱'으로 시작해 1988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온 '여성시대'다. 프로그램은 UN에서 선포한 세계 여성의 해를 기념해 여성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유일한 라디오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31년째 한국을 대표하는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이 가운데 양희은은 1999년 6월 7일부터 DJ를 맡아 20년을 한결같이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양희은-서경석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eastsea@osen.co.kr

그만큼 양희은의 곁을 지나간 파트너 DJ들도 많았다. 방송인 김승현을 시작으로 개그계 대부 전유성, 배우 송승환과 강석우 등이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의 옆자리를 스쳐갔다. 서경석은 이들을 잇는 '여성시대' 남성 DJ이자, '양희은의 5번째 남자'로 진행 마이크를 잡고 있다.   
서경석은 이날 현장에서 가장 먼저 포토월에 등장해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를 살려 기자간담회 분위기를 달궜다. 그는 포토월에서 양희은의 '여성시대' 2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점프샷까지 찍는 등 프런트 맨으로서 맹활약했다. 파트너 DJ이자 후배 연예인으로서 양희은을 진심으로 존경하기에 가능한 행동들이었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표준FM ‘여성시대’ 20주년 및 골든마우스 시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DJ 서경석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eastsea@osen.co.kr
"양희은의 5번째 남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4년 차 DJ"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서경석은 "양희은 누님에게서 배우는 것 중 가장 큰 하나는 '어마어마한 프로정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희은 누님은 절대 방송 관련해서 해가 될 행동을 하지 않으신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서경석은 "누님께서는 절대 시간을 미루거나 당기지 않는다. 식사 시간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정한 시간에 정한 양을 드셔야 식사를 끝내신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그는 "간단한 사례지만 먹는 것부터 본인이 정한 원칙을 어기지 않는 그런 자세를 높이 사고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살면서 '5번째 남자'라는 말을 듣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양희은 누님의 5번째 남자라면 감사하다"며 양희은을 치켜세웠다. 이어 서경석은 "아마 50번째 남자라고 해도 지금의 자리에 살포시 앉았을 것 같다"며 양희은과 함께 '여성시대' DJ를 맡은 것에 감사를 표현했다. 
DJ 서경석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eastsea@osen.co.kr
양희은이 '여성시대' 청취자들의 사연을 풀어내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서경석은 재치 있는 언변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조절했다. 그는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에 "'시선집중'을 열심히 청취하고 있다"며 시사 교양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TV와 라디오의 차이, MC와 DJ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TV든 라디오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익살맞게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서경석은 "TV가 세련됐다면 라디오는 조금 더 다정하고 따뜻한 매체"라고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이에 양희은은 "TV를 보면 시선으로 많은 것을 뺏긴다. 그렇지만 라디오는 예전에 함께 모여 앉아 들었던 매체. 요새는 1대 1로 귀에 꽂고 듣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말과 말 사이로 호흡, 소리 같은 것들을 훨씬 더 잘 들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훨씬 더 진실을 읽기 쉬운 매체라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밖에도 서경석은 "제가 형만 있고 형제 중에 막내인데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만약 큰 누나가 있다면, 그 누나의 아주 큰 일을 치르는 전날 밤의 기분이 들었다"며 양희은의 데뷔 20주년을 본인 일처럼 기뻐했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누님과 함께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배우고 있다. 연예인 선배이자, 인생 선배이자, 진행자 선배로서 누님을 존경하고 있다"며 "언제든 남자 진행자가 바뀌는 때가 온다면 당당히 전사할 마음이 돼 있다. 그전까지는 누님 옆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웃었다. 
DJ 양희은-서경석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eastsea@osen.co.kr
끝으로 그는 양희은의 질문을 대신 답하며 거들기도 했다. 양희은이 마지막 방송을 그려본 적 있냐는 질문에 "그것도 별로 기념하고 싶지 않다. 전파는 허공에 날아가서 흔적을 남기지 않지 않나. 저도 그러고 싶다"고 답했던 것. 이에 서경석은 "누님께서 마지막 방송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이유들이 있다. 그만큼 여전히 정정하시고, 실제로 마지막 방송을 그리지 않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경석은 양희은의 진행 2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누구보다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고 현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기여했다. 실제 '여성시대' 안에서 서경석이 맡은 역할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담담하게 사연을 소개하는 양희은과 함께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양희은의 5번째 남자' 서경석이 4년째 '여성시대'에 함께 하는 이유였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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